北 잇딴 무력시위 “대응수단 보유 과시용”

북한이 최근 서해상과 중국 접경지역에서 대규모 비행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지난 7일 서해 상공에서 이례적으로 병력수송용 AN-2기를 이용해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가 하면, 황해남도 초도와 인근 지역에서 10여 발의 지대함.함대함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는 보이는 등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항공유의 절대부족 때문에 제대로 비행훈련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공군의 잦은 출격 비행과 비싼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최근 남한에서 있었던 일련의 움직임을 짚어보면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며 건군 60주년을 기념한 지상.공중 합동화력시범과 해군 국제관함식 등에 대응한 “의도적인 긴장조성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부산 해운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국내외 초청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건군 이래 최대 규모인 국제관함식이 열린 지난 7일 오후에 맞춰 이뤄진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고 교수는 “북핵협상이 검증 문제에 걸려 진전되지 않는 데 비해 한미동맹은 강화되고 있고 남한의 군 행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북한 군부가 위기의식을 가졌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북한도 나름의 대응수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사일 발사에 하루 앞선 지난 6일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무엇을 노린 합동화력시범 훈련인가’ 제목의 글에서 “지금 조선반도에는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를 일촉즉발의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며 남한에 대해 “무자비한 징벌”을 운운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지난 5일에는 ‘날로 노골화되는 제2조선전쟁 도발 책동’ 제하 글에서 지난 3월의 ‘키 리졸브’ 및 8월의 ‘을지프리덤가디언’, 다음달 예정된 ‘호국훈련’ 등을 거론, “북침전쟁의 위험은 날로 현실적인 것으로 박두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북침 전쟁책동들”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폈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전체 정세 속에서 보면, 북핵협상 교착 상태나 미국 대통령 선거 변수, 남북관계 악화 등 북한 군부가 군사적 위협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불안정한 정세에 대한 군부의 대응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사일 발사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용하는 북한의 고전적 수법”이라며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이후 미국에 공이 넘어간 상황에서 내놓은 ‘카드’ 성격이 강하다”고 말해 ‘대미 압박용 신호’로 분석했다.

그는 또 “미사일 발사 문건에 사인해야 하는 군최고사령관, 국방위원장으로서 김 위원장의 ‘이상무’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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