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단 손님맞이‥6자복귀 신호인가

중국과 유엔의 고위 인사가 잇따라 방북하면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6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방북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이어 9∼12일 북한을 찾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북특사 린 파스코 유엔 사무국 정무담당 사무차장에게 6자회담과 관련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그간 대북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를 요구하며 회담 복귀를 거부해 온 북한이 중국과 유엔으로부터 경제.인도적 지원을 약속받고 이를 명분으로 입장을 선회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인 것이다.


특히 왕 부장이 과거 6자회담 교착국면의 고비마다 평양을 방문해 회담 재개의 결정적 모멘텀을 살려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왕 부장은 지난 2004년과 2005년, 2008년에 이어 작년 평양을 방문했으며, 매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 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북한의 입장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해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김 위원장을 예방하고 후 주석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북이 표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차원의 정례적 방문 일환으로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6자회담 복귀를 위한 명분 조성 등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린 파스코 유엔 특사 역시 북핵 문제 협의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어 그의 이번 방북이 6자회담 재개 흐름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각도 있다.


특히 파스코 특사 역시 방북 기간 박의춘 외무상을 만나 김정일 위원장에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돼 벌써 방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스코 특사는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북한과 모든 이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의 친서 소지 여부에 대해서는 “기다려 보자”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또 이날 오전 북핵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에서 우리 정부의 북핵 정책과 6자회담 재개 방안,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5자간 공조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북한이 억류 중이던 로버트 박씨를 중국을 통해 석방한 것과 판문점을 통해 오는 8일 개성에서 열릴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 대표단 명단을 통보한 것도 6자회담 재개 흐름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 신호에도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천명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대북제재 해제와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를 요구하는 북한이 단번에 태도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비록 파스코 특사가 ‘대북제재 문제를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넓은 범위의 이슈들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답하기는 했지만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해제를 약속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도 그의 보폭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왕 부장과 파스코 특사의 이번 방북이 6자회담 조기재개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북한의 기존 입장만 재확인하고 돌아올 수도 있다고 예단하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중국과 유엔으로부터 경제.인도적 지원이라는 실리만 챙기고 6자회담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할 수도 있다”며 “중국이 어떤 창의적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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