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단 도발 경고音…”갈등 본격화 신호”

북한이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한미 합동군사연습에 대해 ‘서울 불바다’ 등을 언급하며 위협수위를 높이고 있어 무력도발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대화 재개’라는 유화적 제스처를 보인 올해 초 입장에서 180도 돌변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제2 연평도’ 도발 가능성까지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천안함·연평도 도발 당시와 비교해 긴장조성 수위가 결코 낮지 않다는 지적이다.


천안함 폭침에 대해서는 우리 합동조사단의 어뢰추진체 발견에도 불구하고 ‘오리발’을 내밀었고,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는 사전경고성 ‘통지’를 구실로 정당성을 주장했다. 따라서 북한의 일련의 통지문과 입장표명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란 것이다.


북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는 27일 성명을 통해 “만약 침략자들이 국지전을 떠들며 도발해 온다면 세계는 일찍이 알지 못하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전면전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동시에 상상상할 수 없는 전략과 전술로 온갖 대결책동을 산산이 짓부숴버리는 서울 불바다전과 같은 무자비한 대응을 보게 될 것”이라 위협했다.


현재 북한은 조선중앙TV 등 대내방송을 통해 전날에 이어 28일에도 판문점대표부의 성명을 그대로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위기감 고조를 통해 체제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연쇄적인 중동 민주화 시위 소식이 북한 내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중동의 민주화 바람을 차단하고 내부 체제를 결속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대내적으로 2012년 정치이벤트를 앞두고 경제적 성과와 김정은 후계체제 안정화를 위해 강경 발언을 진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이 그동안 ‘대화→도발→대화’ 패턴을 보여 왔던 것에 비춰볼 때 다시금 도발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남북 군사실무회담 등이 회담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결렬된 만큼 ‘무력시위’를 획책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 분석했을 때 이번 봄은 북한이 도발할 수 있는 시기”라며 “3월 키리졸브 연습 전후에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987~2007년도까지 20년간 남북관계 변화 패턴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던 강승규 박사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대화파탄 이후 한미연합군사연습에 대해 전면전 대응을 밝힌 현 상황은 갈등·협력의 15단계 중 11단계(협박)에 들어 선 것”이라며 “북한의 태도를 볼 때 실제 도발과 국지전을 의미하는 12, 13단계까지 이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마지막 단계인 15단계는 전면전을 의미한다. 이달 초 남북간 군사실무회담 개최는 8단계(중립)보다 한 단계 움직임 7단계(대화시작)로 구분할 수 있다. 군사실무회담(8~9일) 2주 만에 4단계가 움직인 것이다.


강 박사는 “지난 20년간 북한의 갈등·협력이란 서클(Circle)은 반복돼 왔다”며 “대화가 불발된 지가 2주에 불과하지만 한미군사훈련을 구실로 긴장 조성을 노린 도발 가능성은 어려움에 처한 북한의 대외적인 여건상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전문가도 ‘키 리졸브’ 기간에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제하면서도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중국에까지 미치고 있는 만큼 체제 결속을 위해서 제한적 도발은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다면 “천안함·연평도와 같은 직접적인 도발은 아니지만, 실제 임진각 조준사격이나 동·서해상의 통상적인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맞대응 하는 식의 도발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우리 측의 대북심리전에 대해 ‘조준격파사격’ 입장을 밝힌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단장은 27일 남측에 “심리전 행위가 계속된다면 임진각을 비롯한 반공화국 심리모략 행위의 발원지에 대한 우리 군대의 직접조준격파사격이 자위권 수호의 원칙에서 단행될 것”이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북한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장 완공,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용 갱도 완공 임박 소식 등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반면 경제난 해소와 후계체제 안정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북한으로선 국제적 고립탈피가 급선무인데 이를 더욱 악화시킬 ‘무력도발’을 감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김 교수는 “북한이 도발을 하게 되면 현재 상황에서 잃는 것이 너무 많다”며 “경제협력과 대외 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안정을 회피하기 위한 도발은 피해야 하기 때문에 유보적 일 것”이라며 도발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남북관계도 개선해야 하고 최근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직접적인 무모한 대남도발을 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후계체제가 내년에 안착되기 위해서는 올해 도발을 하면 대내외적 압박이 강해지고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더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도발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훈련시작 첫날 오전 “현재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으나 북한군도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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