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입법 ‘폐쇄→개방’ 실용주의 경향

“최근 북한의 입법동향은 전반적으로 폐쇄에서 개방으로, 실용주의적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법제는 1990년대, 특히 ’김정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대내외적 환경 변화를 받아들이고 얼마나 개방적인 요소를 갖췄을까.

장명봉 국민대 교수의 2일 대법원 특수사법제도연구회 발표문 ’북한의 최근 법제 동향과 평가’에 따르면 북한의 입법은 분명 ’변화 수용, 개방 행(行)’이다.

장 교수는 2004-05년 15개 제정 법률과 32개 개정 법률을 분석, 북한 법률에 이데올로기적 요소가 줄어들고 객관적 사회규범으로서 기능과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며 “교시에 의한 통치에서 법에 의한 통치로 변화가 촉진될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평을 내렸다.

앞으로 북한의 법제가 개방을 요구하는 환경변화를 받아들여 통치시스템 역시 ’교시→당 정책화→법화(法化)’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 교수에 따르면 북한 입법 변화의 중심에는 대외경제 관련법이 놓여 있다.

개혁.개방의 증거로는 ’외국인기업법’의 투자법 체계의 조정, 외국인 투자 담당기관으로 중앙경제협조관리기관 등장, 사업인허 기간 단축, 기업 형태와 지역 선택의 제한 완화, 법령의 투명성 강화, 등록자본의 출자의무 규모 하향조정, 무형자산 관련 법제 강화 등을 꼽았다.

장 교수는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남북 경제관계의 공식화와 법제화, 시장경제의 제도권 수용, 경제특구의 확대 등 개혁.개방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며 “북한의 투자유치 법제는 남북투자법제와 외국인투자법제라는 이원적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당국의 경제개방 관련 법률의 제.개정 노력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고, 외국인 투자기업 또는 남한 기업의 자본과 기술 유치를 위한 입법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제정된 대표적인 대남(對南) 경제협력법인 ’북남경제협력법’에 대해서는 “금강산관광지구법과 개성공업지구법에 이어 남북 간 경제협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 조치이자, 북한이 남북경협을 법.제도적 틀 속에서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북한 역시 이 법의 채택으로 “북남 경제협력 사업의 활기있는 진전을 법적으로 확고히 담보해주게 됐다”(’민주조선’ 2005.7.29)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법제의 ’개혁.개방’에는 몇 가지 한계도 존재한다.

장 교수는 “(북한이) 외국인 투자기업의 자본과 기술 도입에 따른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우려, 여전히 국가적인 간섭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며 “상당 부분 사법(私法)으로서 기업법이라기 보다 행정법규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전히 계획경제의 기본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국가 기관이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활동에 개입, 간섭할 여지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면서 “북한 측 투자자의 경영주도권 확보 등을 위한 폐쇄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이 밖에 일관성 결여, 자의적 해석의 여지, 법규범과 현실의 괴리 등을 한계로 들면서도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대응한 북한식 변화의 모색과 반영”이라는 법제화 흐름에 주목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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