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임금인상 압박해 개성공단 독단운영 시도할것”

개성공단 기업대표단이 18일 북한이 최근 일방적으로 개정한 노동규정에 대한 전체 입주기업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정부와 입주기업이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등 대표단 10여 명은 이날 오전 개성공단을 방문,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를 면담하고 북측의 일방적 임금 인상에 대해 항의,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기업 대표단은 북한의 일방적 임금인상 문제는 남북 당국 간 대화만 있으면 쉽게 풀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대표단은 북측에 당국 간 대화를 촉구하는 건의문도 전달한다.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와 개성공단 기업대표단의 면담은 11시경부터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구체적인 입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17일 소집한 개성공단 법인장 회의가 무산됐기 때문에 이번 면담에서 북측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개성공단의 미래와 직결된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는 17일 입주기업 설명회를 통해 북한의 일방적 임금 인상 요구를 수용하면 공단의 안정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진다며 기업들에 불응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면담을 통해 입주기업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봤다. 한국 정부를 배제하고 공단 운영을 독단적으로 해보겠다는 의도를 내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은 데일리NK에 “기업들의 회사 운영을 지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약점으로 이용하면서 기업들을 압박해 나갈 것”이라면서 “개성공단 마저 붕괴된다면 남한 정부가 상당히 곤란한 입장에 빠지게 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압박을 해도 손해 볼 게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원장은 이어 “특히 북한은 비용 대비 이익이 많이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5·24조치 해제 등 박근혜 대북 정책을 물고 늘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북한도 외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압박을 지속하다 벼랑끝 전술로 극적 타협의 방법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임금인상과 관련된 문제는 원래 남북 협의를 통해 이뤄지게 되어 있는데, 일방적 통보는 일종의 소유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면서 “이번 대표단을 만나 근로자 임금 인상하겠다면서 우리 기업들을 강하게 압박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이어 “북한의 일방적 요구에 끌려가거나 수용하는 방식으로 가면 한국 정부를 배제하고 공단 운영에서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관행을 만들 가능성도 높다”면서 “정부와 기업 들은 북한에 이런 일방적 통보가 아닌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해 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