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일심회 통해 지방선거 개입 지령”

▲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 노동당 전 중앙위원 이정훈씨

북한이 ‘고정간첩’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44)씨와 그가 조직한 ‘일심회’ 조직원들을 통해 함경북도 핵실험 이후 남한내 각계 동향 정보를 수집하고 5.31지방선거에 개입하도록 지령을 내린 정황이 포착돼 이 부분에 대한 공안당국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일심회 조직원으로 지목된 당사자들은 국정원 조사나 법원 영장실질심사 등에서 간첩활동 혐의를 전면 부인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법정 등에서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안당국은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혐의(국가보안법상 회합ㆍ통신)로 민노당 사무부총장 최기영(40)씨와 장씨의 회사 직원 이진강(43)씨를 추가로 구속하고 일심회 조직원들의 ‘간첩’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들은 사건 관련자들과 말을 맞추는 등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데다 공안당국이 제출한 증거자료로 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국가정보원과 검찰 등에 따르면 북한이 장민호씨와 일심회 조직원인 최씨, 이씨, 그리고 이미 구속된 민주노동당 전 중앙위원 이정훈(43)씨, 학원장 손정목(42)씨를 통해 민노당 등 정당 동향과 국방장관 해임결의안 무산 경위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토록 지시했다.

일심회는 단계별 보고ㆍ명령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장씨를 통해 북측으로부터 받은 지령은 ‘윤광웅 국방부 장관 해임결의안 무산 경위 파악’,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노당이라도 열린우리당에 표를 몰아줘 한나라당 당선을 막는 방안’, ‘환경문제를 끌어들여 시민단체를 반미투쟁에 끌어들이는 방안’ 등이었다고 공안당국은 설명했다.

일심회 조직원들은 각각 특정 분야를 정해 국내 정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장씨에게 전달했으며 내용도 정당 동향 및 주요 당직자 인물 분석, 주요 정당인 및 시민단체 핵심 인사 포섭 계획, 핵실험 이후 각계 동향 및 시민단체 움직임 등인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들이 차례로 ‘동욱화원’으로 불리는 중국 베이징의 비밀 아지트에서 북한 대외연락부 소속 유모 또는 김모 공작원을 만나 교육을 받고 지령을 수령했다고 전했다.

공안당국은 이들로부터 압수한 USB 저장장치나 CD 등에 담긴 내용을 암호해독기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조직원들의 활동 내용과 반경, 경과가 자세히 들어있는 점에 비춰 이들이 실제로 간첩활동에 가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조직원의 차량에서는 “21세기 영도자 김정일 장군께 우리 청년 전사들은 만수무강을 축원하고 충성을 맹세한다. 위대한 영도자의 역사를 빛내기 위해 북한식 사회주의 노선을 추종하며 주적론 및 국보법 철폐를 지속적으로 펴나가겠다”는 내용의 문건이 발견됐다.

그러나 당사자는 공안당국의 조사에서 “스스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자료다. 왜 차량에 있는 지는 모르겠다”며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주체사상을 신봉했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일심회 조직원으로 지목된 나머지 피의자들도 “일심회는 들어본 적도 없다. 한민전이라는 이름은 대학 때 들어봤지만 무슨 일을 하는 곳인 지 관심이 전혀 없다”는 등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과 변호인단은 특정 시점에 중국에 체류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북한 공작원 접촉 혐의는 강하게 부인했으며 공안당국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피의자에게 대라고 하는 등 강압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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