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일석삼조 노린다…대화공세 당분간 주욱~

북한이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을 통해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의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연합성명 형식의 대화 제의는 처음으로 당분간 ‘대화공세’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화공세 시점도 빨라졌다. 북한은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에는 1월17일, 2006년엔 1월26일 연합성명을 통해 대화를 제의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당면한 경제난 등의 북한의 급박한 현실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연합성명은 “대결의 방법으로는 결코 북남관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무력충돌과 전쟁밖에 가져 올 것이 없다는 것이 지난 3년간의 총화다”며 “실권과 책임을 가진 당국사이의 회담을 무조건 조속히 개최할 것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그토록 적대시하던 이명박 정부에 ‘일단 만나고 보자’는 제안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진정성이 없다’는 판단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진정성 있는 제안이라기보다는 홍보전술”이라고 일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연례적으로 있었던 통일전선 차원의 대남공세”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연합성명을 통해 대화를 제의한 것은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겨냥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당면한 한반도 정세에서 미국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통과의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대화제의에 대해서 미국의 반응은 차갑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대화가 필요하지만 북한이 ‘(대화로) 돌아갈게’라고 말만 하는 것으론 안 된다”면서 ‘진정성 있는’ 행동변화를 강조했다.


이처럼 한미의 냉담한 반응에도 당분간 북한의 대화공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연평도 도발로 최악의 고립과 경제난 등에 직면한 북한으로선 대화공세로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남북문제가 중요 의제로 논의될 21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감싸기’를 하고 있는 중국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중국 정부도 6일 “중국은 줄곧 대화와 협상이 한반도 문제해결의 유일하고 유효한 길이라고 여겨왔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조영기 고려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북 비난을 비껴가기 위한 면피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계속된 대화 노력을 통해 중국을 좀 더 자기편에 가까이 둘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또한 대화를 선(先)제의함으로서 이후 조성될 남북 당국간 대화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더불어 남한 내 반북(反北)여론도 무마시키고, 햇볕·종북(從北) 세력의 ‘평화와 협력’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면서 남남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조 교수는 “북한의 대화제의는 매우 전략적이다. 남한의 친북세력을 부추겨 남남갈등을 유발하고자 하는 게 다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정상회담 제안 가능성도 우려했다.


실제 노동신문은 이날 논설을 통해 남북대화가 필요하다고 강변하면서 동시에 “각계각층의 자유로운 래왕과 교류를 보장하며 협력 사업을 장려하여 북남관계 개선과 통일에 이바지 되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간 영역의 교류와 협력을 강조, 대화제의 진정성이 있음을 보임과 동시에 고조된 남한 내 반북(反北)여론을 무마시켜 보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나아가 남한 내 정당·사회단체들의 남북대화 필요성 여론에 힘을 실어 주려는 모습도 보인다.


남한 내 정당·사회단체들도 북한의 대화제의를 적극 반기고 있다. 진보신당은 이날 논평은 통해 “정부는 북한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대화의 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때문에 북한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남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후 대화공세 지속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