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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일 오전 8시경 일본 방향 동해를 향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일본언론 교도통신과 NHK 방송이 오후 8시경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정보를 일본 방위청이 미군 당국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1일 8시 현재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미 정보 당국과 정보를 교환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과 NHK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오늘(1일) 오전 8시 조금 넘은 시간 북한 동부 연안으로부터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이 동해 100km 전후 지점에 떨어졌다”고 보도하고 “일본 방위청은 추가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정보는 미군 조기경계위성 등에 기초한 정보로 관측되며, 방위청이 총리관저와 외무성 등에 긴급 보고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100km~200km에 이르는 단거리 미사일이며, 지대함 미사일인 ‘실크웜’의 개량형이거나 단거리 탄도미사일 ‘스커드’보다 소형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북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의 조기개최를 촉구하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견제이거나 아니면 미사일 개발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핵전문가인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 보도 직후 “자세한 정보를 더 입수해야겠지만, 이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 모라토리움 문제와는 일단 상관없어 보인다”고 말하고, “북한의 핵실험설, 6자회담 불참과 관련한 미국의 대북제재 움직임이 보이는 시점에서 북한이 강수를 둔 것은 6자회담 내 북핵해결의 방향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북제재는 미국과 중국의 북핵해결과 관련한 대화가 일단락되고 난 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시점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라는 강수를 선택함에 따라 6자회담 개최가 더 어려워졌다”고 분석하고, “이에 따라 대북제재 불가피론이 빠르게 힘을 얻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 지난 2003년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동해상에서 사정거리 110km인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으나 두 번 다 실패한 바 있으며, 2003년 2월 24일에 실시된 미사일 발사 실험에서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한 채 폭발됐다.
또 2003년 3월 10일에 실시된 미사일 실험도 미사일이 목표물 근처에 도달했지만 목표물에 명중하지 못해 실험은 실패로 끝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이 확인된 적이 없어 이번 미사일 발사는 6자회담과 관련,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대북제재 움직임에 대응하는 북한의 반발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북핵문제를 둘러싼 북한의 입지가 좁아지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일단 일본과 남한에 군사적 긴장 수준을 높인 상태에서 북핵문제에 대처할 의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미사일 발사로 지난 2003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북일 정상회담 당시 ‘평양선언’을 통해 미사일 발사 유예에 합의했던 만큼 일본 정부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최근 미 국방정보국 로웰 재코비 국장은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사일에 핵을 탑재시킬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형민 기자 phm@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