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일본식.봉건왕조 찬양 지명 모두 개칭”

북한은 그동안 일본식 등 외래어와 봉건왕조 찬양 등 “정치사상적으로 불건전한” 지명(地名)을 모두 바꿔 “고장 이름에 남아있는 낡은 사회의 유물을 털어버렸다”고 밝혔다.

6일 입수한 북한 어학전문지 ‘문화어학습’ 최근호(2007년 2호)는 “우리 나라 고장 이름은 오늘 정치사상적으로 건전한 내용을 담은 알기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지고 정리됨으로써 지난 시기 한갓 일정한 지리적 대상을 나타내던 이름들이 인민대중의 자주성과 창조성을 발양시키는 힘있는 교양수단으로 되어 혁명과 건설에 적극 이바지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우선 여진 말이나 일본식 지명을 “주체적이고 인민적인 고장 이름”으로 고쳤다.

여진말 지명이던 ‘오로군’, ‘웅기군’이 ‘영광군'(함남), ‘선봉군'(현 라진시, 함북)으로 개명됐으며 ‘서수라리’, ‘어망지리’, ‘아오지’가 각각 ‘은혜리’, ‘락원리’, ‘학송리’로, ‘독로강’은 ‘장자강’, ‘아롱천’은 ‘약수천’으로 바뀌었다.

일본식 지명도 완전히 청산됐다.

‘정(町)’, ‘정목(丁目)’과 같은 행정구역 단위와 ‘대화정(大和町)’, ‘명치정(明治町)’, ‘욱정(旭町)’ 등의 이름을 고쳐 “고장 이름의 주체성과 민족성이 높이 발양됐다”고 문화어학습은 주장했다.

이와 함께 “봉건 통치배”를 찬양하거나 종교미신적인 지명을 개명했다.

“봉건 통치배”를 찬양한 고장 이름으로는 함남 신포시의 ‘령무동’, 금야군의 ‘중량리’와 ‘룡흥리’가 있는데 이를 ‘풍어동’, ‘솔밭리’, ‘비단리’로 고쳤다.

또 함흥시 ‘룡흥동’, 룡마동’, ‘영호동’, ‘궁서동’이 각각 ‘역전동’, ‘새별동’, 영광동’, ‘소나무동’으로 바뀌었으며, ‘본궁1동’, ‘본궁2동” ‘본궁3동’은 각각 ‘은덕동’, ‘련못동’, ‘샘물동’으로, ‘룡흥강’은 ‘금야강’, ‘반룡산’은 ‘동흥산’으로 개칭했다.

‘동흥산’은 북한 지역의 동쪽에서 번영하고 흥하는 함흥에 있는 산이라는 의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종교미신적인 지명인 ‘사직동’은 ‘승전동’으로, ‘청룡리’, ‘한왕리’, ‘장안리’ ‘향교리’는 각각 ‘삼지강리’, ‘경신리’, ‘만풍리’, ‘새마을리’로 교체했다.

북한은 고장 이름을 새로 붙이면서 특히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물론 사회주의 체제를 찬양하는 어휘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잡지는 “날을 따라 변모되어 가는 고장 이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은 수령(김일성)님과 장군(김정일)님께서 돌려 주시는 사랑과 은덕에 보답하려는 우리 인민의 뜨거운 마음과 내 나라, 내 조국을 빛내이려는 철석같은 신념과 의지를 담아 지은 이름이 많이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는 ‘은덕동'(함흥, 청진, 남포, 평성, 덕천), ‘덕성동'(남포, 평성, 안주, 덕천), ‘은혜리'(은률), ‘은정리'(서흥)와 ‘새살림동'(평양, 함흥, 대안, 만포, 송림, 맹산), ‘꽃핀동'(송림), ‘새마을동'(평양), ‘네길동'(남포, 송림), ‘선구자동'(평양), ‘만풍리'(증산), ‘풍년리'(김책, 안주, 문덕), ‘금실동'(함흥) 등이 꼽힌다.

북한은 1960년대 중후반에 언어학자와 대학교수, 지방기관 관계자 등을 참여시켜 4천700여개의 행정구역 명칭을 비롯해 산과 강, 골, 벌(평야) 등 자연지명의 이름을 조사하는 ‘고장이름 조사사업’을 벌였으며 이에 따라 지명을 단계적으로 바꿔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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