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 3월 13일>
개성공업지구를 둘러싼 남북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 12월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을 일방적으로 바꾼데 이어 최근에는 당초 규정보다 많은 임금 인상안을 통보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제안한 공동위원회 회의도 묵살했습니다. 남과 북이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한 합의를 깨고 자신들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개성공업지구의 발전과 북한의 국제적 신뢰에 심각한 해가 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철회돼야 합니다. 개성공업지구는 남과 북이 함께 운영하기로 처음부터 합의한 사항입니다. 물론 북한 당국이 문제 삼는 임금인상률 5% 제한은 불합리한 규정일 수 있고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 측면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고치는 문제 역시 남과 북이 협의를 해야 합니다. 이 틀을 깨는 건 개성공업지구를 파탄으로 내몰게 될 것입니다.
특히 개성공업지구는 그 자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북한에 투자하려는 다른 나라와 기업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핵심 열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개성공업지구가 잘 되면 다른 나라의 투자도 크게 늘 것입니다. 반대로 개성공업지구가 망하면 다른 투자 역시 받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김정은도 2년 전 개성공업지구 가동중단조치를 철회해야만 했습니다. 만약 일방적인 규약 개정과 임금인상조치가 강행된다면 국제사회의 신뢰와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게 될 것입니다.
개성공업지구는 남북관계의 마지막 끈이자 북한경제의 희망입니다. 한국에게 개성공업지구는 남북관계의 보루라는 정치적 의미가 있지만 경제적으론 아무런 가치도 없습니다. 반대로 북한에게는 경제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개성공업지구를 지켜보면서 대외투자를 받으려는 김정은 정권의 의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개성공업지구 파탄은 남측에는 별 피해를 주지 않지만 북한에는 엄청난 타격을 주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 정권은 일방적 조치를 철회하고 당초 합의에 따라 모든 문제를 한국 정부와 협의해 처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