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민보안성 수사권 대폭 강화해

최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인민보안성(경찰청)의 역할을 격상시키도록 지시해 북한 내부에서 일선 보안원(경찰)들의 권한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의 내부소식통은 11일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지난 5월 7일자 노동당 중앙위원회 명의의 지시문에 따라 인민보안성 보안원들의 법적 권한이 한층 강화되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제는 보안원들이 당 간부뿐만 아니라 군(軍)·보위부·검찰·법원 간부들의 경제범죄, 형사범죄에 대해 직접 수사를 벌일 수 있게 됐다”며 “5월 10일 간부강연회부터 이러한 당 중앙의 결정이 전국적으로 하달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시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반국가·반체제 범죄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일선 보안원이 군·당·보위부· 검찰 간부들을 검열하고 가택수색을 진행할 수 있도록 명시한 부분이다.

비록 경제·형사 사건으로 제한되긴 했지만 선군정치 10년 동안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두르며 일반주민들에 ‘공공의 적’으로 인식됐던 군(軍)에 대한 민간통제가 제도화된 것이다.

이번 지시문은 보안원의 검열에 불응하는 사람에 대해 보안원이 현장에서 가택 구금을 명하거나 및 구속할 수 있는 권한까지 명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다만 보안원이 당 간부들에 대한 검열, 가택수색을 벌일 경우 반드시 인민보안성 상급 단위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며, 당 간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현장에서 검거나 구속할 수는 없다는 단서조항이 첨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선군정치를 앞세우다 보니 군인들의 일반범죄는 경무대(헌병)나 보위사령부(기무대)에서만 담당할 수 있을뿐 민간인들의 피해가 있어도 보안원들이 손을 델 수가 없었다”며 “1998년 평양에서 일어난 ‘심화조 사건’ 이후 정치적 힘이 약해진 보안원들이 실제로 보위부 간부나 검찰을 수사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시문에서는 의도적으로 검열을 눈감아주거나 검열정보를 흘리는 보안원에 대한 처벌규정까지 명시하고 있어 장차 개별 보안원들이 인맥이나 권력에 따라 당 중앙위의 지침을 왜곡시키기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사전 포석도 깔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인민보안성의 정치적 권한을 높이기 시작한 것은 김정일의 매제 장성택 부장이 노동당 행정부 사업을 주도하면서 부터”라며 “과거에는 검찰의 허락 없이는 보안원들이 어떤 사건도 결정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보안원들이 범죄자를 구속에서 재판에 넘기는 과정까지 독자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10월 장성택이 책임을 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노동당 행정부장 자리는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성, 검찰소, 재판소 등에 대한 당적 지도를 책임지며 사실상 북한의 공안기관 분야를 총괄하는 위치로 알려지고 있다.

소식통은 “중앙당에서는 인민보안성의 급격한 권력 확대가 다른 기관과의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될까봐 법제화 과정은 생략하고 당중앙위원회 지시문으로 처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인민보안성을 격상시킨 배후에는 그동안 당권이 지나치게 약화되고 군부나 국가안전보위부의 권력이 너무 커졌다는 김정일 위기의식 때문이라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북한 내부소식통은 “인류역사에서 군부나 정보기관들이 정변을 일으킨 적은 있어도 경찰이 정변을 일으킨 실례는 한 번도 없다는 것이 북한사회의 상식”이라며 “경찰은 항상 정부의 편이였다는 점 때문에 인민보안성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소식통은 “인민보안성의 권위가 높아진 것에 대해 당 간부들은 로므니아(루마니아)의 차우세스크 사례와 남조선의 박정희 암살 실례를 이야기 한다”며 “로므니아에서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경찰들이 차우세스크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싸웠음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소식통은 “최근에는 보안원들만 돌려 보는 신문 ‘인민보안원’이나 보안원들을 상대로하는 강연제강 자료에 인민보안성을 ‘장군님의 호위전사’나 ‘제2의 호위총국’이라고 표현하기 시작했다”며 달라진 보안원들의 위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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