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 문제 없다”…英 “그럼, 정치범수용소는?”

최근 평양을 방문한 영국 의회 대표단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자 북한 대표단인 궁석웅 외무성 부상은 오히려 “북한에는 인권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고 RFA(자유아시아방송)가 10일 보도했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영국 의회 대표단은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궁 부상과 면담한 자리에서 유엔의 비팃 문타폰 특별보고관이 하루속히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자, 궁 부상은 “일부 탈북자가 북한과 국경을 접한 중국으로 도망치는 경우가 있고, 대다수는 상습범(hardened criminals)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대표단 일원인 캐롤라인 콕스 상원의원은 평안남도 개천시 14호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정치범 수용소 출생자로서 최초로 탈북에 성공해 남한에 정착한 ‘신동혁’씨의 사례를 반증 자료로 제시했다.

콕스 상원의원은 “신 씨는 수용소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이 젊은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상습범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라며 “신 씨 외에도 북한을 도망친 사람들이 상습범이 아니라는 증거 자료를 북한 당국에게 제출하고 왔다”고 말했다.

반면 최 의장은 북한 인권 문제는 뒤로 하고 “북한이 현재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에너지 부족이며, 이 때문에 전력 생산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사실만 강조했다.

최 의장은 “특히 북한에는 풍부한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지만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심각한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수력 발전소를 대대적으로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궁 부상이 이어 “영국이 북한의 이런 고질적인 에너지 부족을 고려해 앞으로 지원활동을 단기간의 ‘긴급구호’에서 장기간의 ‘개발지원’으로 전환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또한 북한 대표단들은 영국 정부가 앞으로 더 많은 북한의 교사와 대학교수에게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장은 “자신의 손녀가 북한의 대학에서 영국문화원에 소속한 원어민 영어 강사들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다”며 “북한이 최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영어교육을 하도록 정책이 바뀐 만큼, 이들을 가르칠 교사들을 준비시키는 데 이런 원어민 강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북한의 일방적인 태도에 영국의 의회 대표단은 “북한과 계속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북한을 방문한 직후 영국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영국 대학생들이 북한의 대학과 초등학교에 가서 영어를 가르칠 수 있도록 새로운 자금 마련과 양국 간의 문화 교류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북한을 방문한 영국 의회 대표단은 최태복 의장과 궁석웅 부상 외에 리종혁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리용철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장재언 조선종교인협의회 위원장, 박규홍 능라도 무역상사 총사장 등과 만남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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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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