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 개선…우리가 지켜야 할 3대 원칙은?

한국 대통령 선거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벤트다. 대통령 후보들은 저마다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겠다는 구상을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하고 있다.

또한 사회 각계각층의 세력들은 자신들의 요구와 주장들을 대통령 후보에게 전달하여 차기 정부의 중요 정책과제로 포함시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북한인권 단체와 활동가들에게서도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인권문제는 1990년대 이후 북한의 식량부족과 경제난, 대량 탈북자 발생, 탈북자의 증언으로 인한 북한인권정보의 공급확대, 국제사회의 북한인권문제 관심 증대로 우리 사회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인권 상황의 개선은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인권문제의 해결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책제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인권 문제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인권문제에 접근하는 기본적 원칙과 자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인권 개선의 일차적 책임은 북한 당국에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북한 당국 스스로 적극적인 인권 개선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북한 당국은 인권문제에 대한 책임성을 갖는 가해자의 입장과 그것을 해결해야 할 당사자의 입장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 문제에 대한 외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인권 문제에 대한 외부의 관심과 지원이 실질적 효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기본적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인권문제 접근에 대한 기본적 원칙은 보편성과 지속성, 그리고 비정치화를 들 수 있다.

첫째는 보편성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다. 인권 문제는 인류 보편적 가치라는 일관된 관점을 견지해야 하며, 특정 사회의 특수한 문제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인권은 인간이 갖는 가장 보편적이고 당위적인 가치이기 때문에 그 어느 곳에서 발생하든, 어떠한 원인에서 발생한 것이든 인권 문제는 인류의 공동 관심사항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며, 또한 북한인권문제만을 특별하게 인식해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째는 지속성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다.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일시적, 단편적 관심과 지원이 아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인권문제는 주로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정권의 지배와 전통적인 관습의 억압, 그리고 사법기관 종사자들의 인권의식 미비 상황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인권문제는 그 원인이 제거되기 전까지는 완전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해결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들이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그리고 지난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우리들의 경험을 살펴보더라도 인권문제가 단기간에 일시적 관심과 지원으로 해결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국내외 인권 NGO는 물론이고 유엔과 국제사회, 그리고 한국정부가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EU(유럽연합)는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북측의 반응은 크게 부정적이지 않다. 이것은 EU의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접근이 일관되고, 비정치화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측으로부터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권 문제에 대한 지속성은 진정성을 담보하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갖는 것이다.

한국정부는 북측이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인권문제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과 지속적 지원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정부가 남북한의 정치적 상황과 정권의 이해관계에 의하여 인권문제에 대한 접근 태도에 변화를 보일 경우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없으며, 실효적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2006년 유엔 총회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 투표를 한 한국정부가 금년 유엔총회에서 기권한 태도변화는 향후 심각한 후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인권문제의 비정치화를 준수하는 것이다. 실상 인권문제의 본질은 대부분 매우 정치적인 것이다. 인권문제가 발생되는 원인과 이를 개선하려는 수단과 노력 역시 대부분 정치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문제의 실효적 개선을 위해서는 인권문제의 비정치화를 고집해야 한다. 정치적 사안의 성격을 갖는 인권문제를 비정치화하여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이 있을 수 있는가? 그것은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지원, 그리고 진정성이 담보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인권문제의 정치성을 피하기 위하여 한국정부와 정부관료가 북한인권에 대하여 침묵하거나 국제사회의 동참요구에 기권하는 것은 또 하나의 정치적 접근일 뿐이다. 북한인권에 대한 문제제기와 관심, 그리고 지원을 변함없이 지속할 경우 인권문제는 탈정치화될 것이며, 한국정부의 진정성을 인정받아 정치적 논란과 거부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는 남과 북의 정권교체, 정상회담 개최, 북한의 대외개방 수준, 북한의 협조수준 등 남북한의 정치적 상황 조건에 관계없이 북한인권에 대한 동일한 접근 원칙을 고수할 때 비정치화를 준수할 수 있다. 지난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의 태도변화는 북한인권문제의 정치화를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이와 같이 북한인권문제는 보편성과 지속성, 그리고 비정치화를 추구할 때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고, 효과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인권개선을 위한 군사적 행동과 강압적인 봉쇄는 일시적 효과는 거둘 수 있지만, 사회 내부적 인권의식의 형성과 자율적인 사회체제 형성에는 오히려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인권 개선은 국내외 NGO와 국제기구, 그리고 한국정부가 보편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유지하고, 그러한 행위가 상호간에 진정성을 공유하게 될 때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의 대선과 관련하여 신정부에 대한 정책제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북한인권 관련 정책제안도 제시되고 있으나,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보편성과 지속성, 그리고 비정치화를 추구하기에 앞서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을 우선적으로 촉구해야 할 상황이다. 왜냐하면 인권개선은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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