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특사, 6자회담과 무관”

▲ 제이 레프코위츠

미 행정부는 19일(현지시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를 임명한 것은 의회가 만든 북한인권법에 따른 후속조치로, 그동안 미뤄오던 것을 이행한 것이지 현재 진행중인 북핵 6자회담과는 무관한 “별개의 것”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반발 가능성을 겨냥, “6자회담에 악영향을 미쳐선 안된다”는 점도 역설했다.

이날 익명으로 브리핑한 행정부 고위관계자들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북한 인권문제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부시 대통령과 매우 친밀한” 레프코위츠 특사를 임명한 것도 이를 말해주는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 6자회담과의 연관성= 미국의 보수적 북한인권단체들은 인권특사 임명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달 19일 북한인권대회를 계기로 특사를 임명해줄 것을 바랐으나 부시 대통령은 마침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확정적이 되자 발표를 미뤘다.

지난해 10월 발효된 후 6개월내에 특사를 임명해야 함에도 그동안 늦춰져왔고, 또 6자회담이 속개된 후 발표가 더 어려울 수도 있는 만큼 택일에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더구나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휴가중인 상황에서, 금요일 오전 발표한 점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고, 기자들도 이에 관해 물었다.

실제로 북한인권법 제정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발표해야 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북한인권대회 때 특사 임명이 무산되자 “매우 실망”감을 표시했던 그는 “국무부에는 아직도 북한인권특사 임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6자회담에서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줬다”고 성토했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 당시 미국이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특정 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에 통합되기 위해선 보편적인 국제기준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북한측에 설명하고, 지난 17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선 “인권문제 때문에 6자회담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날 발표는 휴회중인 제4차 6자회담의 속개를 열흘 앞뒀다는 점에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6자회담 논의 내용과 관련해서도,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다른 문제들에서처럼 힐 차관보와 레프코위츠 특사간 조율이 있겠지만 “6자회담은 핵문제에 초점을 맞춰 힐 차관보가 주도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 한국 등 관계국에 사전 통보했나=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경험칙상,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고 기습당하는 것을 원치 않는 측엔 아마 알려졌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사전통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조셉 디트라니 대북협상대사가 맡고 있는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에도 사전 통보했는지도 주목된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 속개전 북한과 접촉 용의를 지난주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측에 전달했다고 밝힘으로써 뉴욕채널이 계속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인권특사가 북한과 직접 양자 교섭하나= 북한인권법상 제1과제는 북한 당국과 직접 만나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인권법상 특사의 제1 의무는 북한 인권에 대해 북한 당국과 논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이 과연 인권문제를 갖고 미국과 대화에 응하겠느냐는 질문엔 “처음부터 배제할 필요가 있느냐”며 “북한 당국이 이 대화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해 9월 빌 라멜 영국 외무차관의 방북을 받아들여 강제수용소 문제 등에 관해 시인하면서 자신들의 인권문제를 영국측과 논의했다.

그러나 잭 프리처드 전 대북협상특사는 북한인권특사 임명전 특사의 역할에 대해 “북한이 인정하지 않고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행정부 관리들도 레프코위츠 특사가 처음부터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기 보다는 일단 한국과 중국 정부, 유럽연합(EU), 비정부기구(NGO), 유엔인권위 등 국제기구 등과 먼저 접촉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 인권특사의 활동 내용은= 북한이 미국의 대북인권특사와 교섭에 응하지 않더라도 이 특사는 주변국 정부 및 국제기구, NGO들과 협의, 각종 간접 방식의 북한 인권 개선 계획과 지원 활동을 하게 된다.

중국내 탈북자 문제의 경우 탈북자가 굶주리는 등의 경우 난민과 인권문제가 중복되는 면도 있겠지만 “난민 담당은 따로 있다”고 행정부 관리들은 설명, 대북인권특사는 북한내 주민들의 인권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레프코위츠 인권특사는 특히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의 대외지원 자금 집행 계획 수립 때 북한인권 개선활동을 위한 지원계획을 추천하는 역할도 한다.

북한인권법상 북한인권 개선 활동에 2008년까지 매년 최고 2천400만 달러까지 쓸 수 있도록 돼 있으나, 이 돈의 용도와 액수를 레프코위츠 특사가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대외지원 활동과 함께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의 위원회에서 함께 심의.결정해 집행하게 된다.

국무부는 올해는 북한인권대회 개최 비용으로 200만달러만 책정했으며, 인권특사 사무실 인건비와 활동비로 100만달러가 잡혀 있다.

인권특사는 북한인권법을 제정한 미 의회에 대해서도 정기 활동보고를 해야 한다.

◇ 인권특사 위상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사급으로, 독자적인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에 소속돼 있으면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의회에 보고를 하게 된다.

주목되는 점은 레프코위츠 특사가 현재의 ‘커클랜드 앤 엘리스’ 법률사무소 상임(full-time) 파트너 일도 계속할 것이라는 점.

행정부 관리들은 “레프코위츠 특사가 특사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할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활동적인 사람이므로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레프코위츠 특사가 대북인권특사 업무에 전념하는 상근자는 아닌 셈이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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