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상황 우려…적절한 조치 필요”

새롭게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 북한 당국의 ‘행동’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밝혔다.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된 제7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정부 대표로 파견된 박인국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실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인류 보편적 가치로서의 인권의 중요성에 입각해 북한의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북한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작년 회의에 참석했던 조중표 당시 외교부 1차관은 “국제사회와 더불어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표명했었다. 노무현 정부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이유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대응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북한인권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 “인류 보편적 가치에서 접근 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온 만큼 새 정부의 북한인권 기조가 이전 정부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돼 왔었다.

박 실장은 “유엔인권이사회는 지속적이고 중대한 인권 침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제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나라별 결의안은 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제도”라며, ‘대북 결의안’이 추진될 경우 ‘찬성’ 입장을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2006년을 제외하고 유엔 총회나 인권위원회(인권이사회 전신)의 대북 인권결의안 표결에 계속 불참 또는 기권했다.

지난해 표결 당시 외교부는 2006년에도 찬성표를 던졌던 만큼 정책의 일관성과 인권 문제의 보편성을 들어 ‘찬성하자’고 주장했지만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이유로 통일부가 ‘기권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 주장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통일부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정부는 또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북한과 미얀마 2개국에만 유지되고 있는 ‘인권 특별보고관’ 제도에 대해 “해당 인권 분야에서 상황 개선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는 한 ‘특별보고관’이 인권이사회의 눈과 귀로서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협력할 의지가 없거나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국가들을 끌어들일 현실적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가 ‘인권 외교’의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이와 관련, 중앙대 제성호 교수는 “이전 정부에서는 우려를 표명한다는 원론적 수준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대했고 결의안 투표에서도 기권 또는 갈지자 행보를 해왔다”며 “새 정부가 북한 당국에 인권 개선을 촉구한 것은 한 단계 더 나아간 행동으로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제 교수는 “인권문제의 언급이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일관성을 떨어트리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국제사회에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남북대화에서도 전략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은 유엔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가 채택한 결의안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의 협력활동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즈 아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지난달 11일 제네바에서 리 철 북한대표부 대사와 회담을 갖고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이 실사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해 국제 인권조약의 보고의무와 앞으로 중요 인권관련 조약을 비준하는데 필요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제안했으나 북측이 이를 거절했다”고 3일 RFA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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