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사건 가해혐의자 ‘명’ 공개된

한국의 구치소에 해당하는 북한 집결소에서 임신중인 여성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 계호원(교도관)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소장 윤여상)는 2일 발행한 ‘북한인권사건리포트 1호’에서 2009년 3월 함경북도 청신 소재 농포집결소 수감자 김련희(당시 19세) 씨의 사망 사건을 소개하며 가해 혐의자로 농포집결소 계호원이었던 채명일(1980년 생) 씨를 지목한 증언을 소개했다. 


보존소는 지금까지 북한내 인권 문제에 대해 시기별, 유형별 사례 보고서를 발간해왔으나 가해 혐의자에 대한 신상정보까지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포트 전문 보기  


사망한 김 씨는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 연진동 18반에 거주하다가 탈북, 임신한 상태에서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제보한 사람은 2009년 사건 발생 당시 목격자로, 신변안전을 고려해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제보자는 현재 국내 체류중이다.


리포트는 “당시 김련희는 임산부였음에도 불구하고 작업장에서 강제노동에 동원되었으며, 집결소 내 작업장에서 배가 고파 옥수수 말려놓은 것을 생채로 먹었는데, 그것을 계호원 채명일이 발견하고는 김 씨의 배를 발로 세게 걷어찼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계호원들은 김 씨가 중국에서 임신을 해 온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배를 발로 걷어차인 김 씨는 구타의 충격으로 유산을 했고, 유산과정에서 하혈을 많이 해 병원 이송 중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면서 “사건당시 김 씨의 임신개월 수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육안으로 볼 때 임신여부가 확인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형사소송법은 “임신한 피심자(被審者)에 대하여서는 산전 3개월부터 산후 7개월까지 기간에는 구류 구속 처분을 할 수 없다(179조)”고 규정하고 있으며 “임신한 녀성에 대하여서는 산전 3개월부터 산후 7개월까지 형벌집행을 정지한다(431조)”고 못박고 있다.


보존소가 북한 인권유린 혐의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신상정보와 혐의사실을 공개하고 나섬에 따라 향후 북한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까지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의 북한인권문제 지적에 대해 무조건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되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공화국을 적대시하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해마다 일삼고 있는 판에 박힌 정치적 모략책동”이라고 대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북한이 경제교류 확대를 원하고 있는 유럽연합(EU) 가입 국가들이나 미국 등이 ‘채명일 사건’과 같은 실제 기록을 들이밀며 북한 당국의 인권개선조치를 요구하고 나설 경우 마냥 ‘모르쇠’로 일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소한 수감시설내 폭행, 강제노동 등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한 내 인권유린 사건의 주요 가해자들로 꼽히는 수감시설 관계자, 공안기관 실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효과도 기대된다. 김정일 체제 몰락 이후 북한 재건과정에서 예상되는 ‘과거청산’ 작업에서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존소의 한 관계자는 “북한인권사건 리포트는 어디까지나 인권피해자,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된다”면서도 “탈북자 및 북한 전문가들과 법률전문가들의 정황 검증을 거친 것이니 만큼, 훗날 진실을 밝히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존소는 앞으로 월 2~3회씩 리포트를 발간, 북한에서 인권 피해 사례 및 가해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보존소 홈페이지(http://nkdb.org/)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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