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문제 지적에 ‘발끈’…대미비난 재개 조짐

대미(對美) 비난 수위를 낮추던 북한이 인권 문제와 관련해 연일 미국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내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데 대한 반발 차원으로 해석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철면피성의 극치’라는 제목의 개인필명 논평에서 “미국이 반공화국 인권모략책동에 광분하면서 우리의 대외적 영상(이미지)을 훼손시켜보려고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 있지도 않은 우리의 인권문제를 계속 확대시키며 악의에 차서 헐뜯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신문은 “수십년 동안이나 우리의 국권을 핵으로 유린하려들고 끈질긴 제재와 봉쇄로 우리 인민들의 생존권을 엄중히 위협하고 있는 미국이 그 누구의 인권상황에 대해 우려한다며 요설을 늘어놓는 것이야말로 언어도단”이라며 “미국이야말로 인권유린의 왕초, 평화교살자”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14일에도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은 제 집안의 심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아닌 보살하고 그 누가 인정하지도 않는 인권재판관 행세를 하며 가소롭게 놀아대고있다“면서 “미국은 그 누구의 인권문제를 입에 올리기 전에 제 집안의 열악한 인권실태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만남 제안을 수락했다는 발표가 나온 뒤부터 북한의 대미 비난은 점차 수그러지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미 정치권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상황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등 북한인권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북한의 대미 비난공세도 재개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美 김정은 정권 ‘치부’ 인권 압박 지속…北 거칠게 항의

현재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의회 연두교서 연설에서 상당 시간을 할애해 탈북민과 그의 사연을 소개하며 북한 정권을 정면 비판하고, 이후 미국의 주요 인사들이 탈북민들의 입을 빌려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실태를 폭로하면서 북한인권을 향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더욱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북한은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에 거세게 항의하며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고문, 처형, 성폭력, 강제노동 등 주민들에 대한 김정은 정권의 잔학성이 낱낱이 공개되는 것은 체제 정당성 훼손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더욱이 국제사회는 북한인권 유린의 책임자를 사실상 최고지도자 김정은으로 지목하고 있는데,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을 체제전복 행위로 여기는 북한으로서는 이에 강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13일에도 ‘제국주의자들의 인권 소동을 짓부셔버려야 한다’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을 싣고 “신성한 인권이 일부 세력들의 불순한 목적 실현에 악용되고 있다”면서 “미국을 우두머리로 하는 제국주의자들이 그 장본인들”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37차 유엔인권이사회(UNHRC) 총회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과 문제 해결 필요성이 거론되자 거세게 반발한 것이다.

실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북한의 광범위한 수용소 체계와 표현의 자유 억압, 정보 접근에 대한 차단은 여전히 북한 주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며 “북한 핵 문제를 다루는 어떤 회담에서도 인권 문제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매체를 통해 “제국주의자들이 떠드는 인권옹 타령은 세계지배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침략구호”라면서 “유엔인권이사회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에서 인권의 정치화와 이중기준을 배격하여야 한다”고 강변했다.

北 주한미군 철수 노골적 요구…대미 협상력 높일 의도인 듯

한편, 북한은 14일 매체를 통해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의를 비난하며 “남조선(한국) 인민들이 바라는 것은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불청객인 미제침략군의 무조건적인 철수”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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