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희호 여사 금강산 여행 환대

“69년만이예요. 그때는 한걸음에 비로봉까지 올랐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걸음이 불편했지만 금강산 방문 첫째 날인 12일 내내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특히 북측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2000년 6.15공동선언을 만든 주역인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깍듯한 예우를 보여줬다.

평양에서는 우리쪽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서기장으로 알려진 전금률 통일전선부 과장을 비롯한 3명의 인사가 나와 북측 출입국사무소에서부터 이 여사 일행을 영접했다.

북측은 현대아산측과 이 여사의 방북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번 이희호 여사 일행의 방문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이번에 동행한 박지원 전 청와대비서실장을 가리키는 듯 “6.15관련자의 방문에 예의를 갖출 것”이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전금렬 서기장을 비롯한 북측 인사들은 이 여사를 금강산 방문 첫 일정인 교예단 공연장까지 직접 안내했으며 당초 남쪽에서 주최키로 했던 환영 만찬을 ‘예의’를 내세워 먼저 주최했다.

구룡폭포 등산 코스 초입에 위치한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한 북측 관계자는 “통일전선부가 주최하는 공식연회가 금강산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측은 특히 일부 음식을 평양에서 직접 마련해 공수하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전 서기장은 환영 만찬 만찬사에서 “이 여사 일행을 예의를 다해서 모시려고 하고 있다”며 “불편한 것은 언제든 기탄없이 말해달라”고 강조했다.

평양에서 온 북측 인사들은 금강산 관광사업의 현지 총괄 책임 기구인 명승지종합개발총국 관계자들에게 최상의 지원을 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측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만 예정돼 있지 않았으면 아마 북측에서도 더 높은 급의 인물이 나왔을 것”이라며 “정상회담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이 정도로 신경을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환영 연회에서 현대아산 관계자들에게 “정상회담 준비로 엄청나게 바쁘다”는 말을 했다는 후문이다.

전 서기장은 대북송금 특검 결과 옥고를 치른 박지원 전 비서실장에게는 “지난 4년동안 남쪽의 보도를 보면서 우리도 옥에 있다는 느낌으로 지내왔다”는 말로 위로하기도 했다.

한편 이 여사 일행은 금강산 방문 이틀째인 13일 구룡연과 신계사, 동석동, 만물상 등을 둘러보고 고성영농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측은 이들 관광지에 이 여사 일행을 위해 가장 설명력이 뛰어난 해설원들을 배치했다는 전문이다.

이 여사 일행은 오후에는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 현장과 개장을 앞둔 골프장을 둘러본 뒤 북측 관계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가질 계획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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