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탈주민 5쌍..해운대서 ‘꿈같은 결혼’

“사선을 넘었을 때만 해도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21일 낮 12시 북한이탈주민 합동결혼식이 열린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동부산대학 5층 대강당.

이날 결혼식에 참가한 이정희(가명.42.여) 씨의 감회는 남다르다.

이 씨는 2003년 자신의 아들과 어머니, 언니, 여동생, 오빠 부부 등 일가족 6명과 함께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넘어 북한을 탈출했기 때문이다.

사선을 넘어 남한에서 정착한 이 씨는 탈북자 출신의 새 남편을 맞아 함께 살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간호대학을 다녔고 현재 간호사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이 씨는 “함께 탈북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혼식을 올리게 돼 정말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해 4월 4개월된 아이를 부둥켜 안고 두만강을 넘고 몽골을 거쳐 남한에 온 홍지훈(가명.29) 황선희(가명.27.여) 부부도 웨딩복을 입고 이렇게 결혼식을 올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처럼 북한을 탈출한 뒤 부산에 정착하면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결혼식을 미뤄 온 북한이탈주민 5쌍이 동부산대학과 통일부 부산지역통일교육센터의 도움으로 이날 합동결혼식을 가졌다.

이기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주례로 진행된 이날 결혼식에는 각계 인사와 하객 등 200여명이 참석해 5쌍의 결혼을 축하했다.

결혼비용은 대학과 부산지역 통일교육센터에서 부담했으며 이 대학 뷰티아트과에서 신부화장과 드레스를 지원했다. 결혼식 축가는 부산경찰청 악대가 맡았다.

이들은 피로연을 마친 뒤 제주도로 2박3일간의 꿈같은 신혼여행을 떠났다.

류경화 부산지역 통일교육센터장은 “북에 두고 온 가족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북한이탈주민들에게 결혼이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넘기 힘든 벽일 수 밖에 없다”면서 “북한이탈주민들이 조기에 정착하고 경제적 어려움에서도 벗어날 수 있도록 돕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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