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중용도 물자의 딜레마

북한에 들어간 이중용도물자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핵실험 이후 북한이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대상이 되면서 일상생활의 편의를 위해 사용되는 것은 물론 무기제작에도 사용될 수 있는 이른바 이중용도물자 반입이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4일 일본 경찰당국을 인용, 북한이 일본기업으로부터 생물무기개발로 전용할 수 있는 동결건조기와 우라늄농축에 전용 가능한 직류안정화전원장치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특히 이 물자를 구입하면서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계좌에서 대금을 결제했다고 밝혀 BDA 북한계좌의 불법성을 부각시켰다.

우선 생물무기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는 동결건조기는 일반적으로 병원이나 생물학 실험실에서 균을 죽이지 않은 채 저온상태에서 냉동보관을 위해 갖추는 장비로 환자의 진단과 치료, 생물학 실험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장비로 꼽힌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이 장비가 북한 봉화진료소에 들어가 생화학무기를 개발하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고위층 탈북자는 “봉화진료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 가계 인물, 장관급 이상의 고위관료들만 사용하는 병원시설로 한국의 대형병원만큼이나 각종 장비를 잘 갖추고 있다”며 “그런 사람들이 치료를 받는 장소에서 생화학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봉화진료소는 평양 중심부에 위치해 생화학무기를 개발하다 문제가 생기면 평양시민 모두가 영향을 입을 수 있는데 지방의 지하시설 등을 놓아두고 그런 곳에서 생화학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우라늄 농축에 사용됐다는 직류안정화전원장치도 전압의 불안정을 막기 위해 일반적인 연구소나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장비중의 하나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이춘근 박사는 “전력사정이 안 좋은 북한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전압이 불안정하다”며 “북한이 직류안정화전원장치를 구입하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에서는 전압의 불안정으로 의료장비는 물론이고 컴퓨터 등을 사용하더라도 수명이 단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각종 국제사회의 규제대상에도 불구하고 경제·과학적으로 낙후한 북한이 이중용도로 규정된 물자를 사들여가려는 것은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물자가 북한으로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단정 짓거나 결제자금의 불법성을 강조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이들 물자의 북한 반입을 불법성의 증거로 보기에 앞서 핵공급그룹(NSG)과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생화학무기 수출통제체제인 호주그룹(AG) 등의 규정에 따라 이중용도물자가 북한에 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 끊임없이 WMD를 보유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 만큼 각종 통제체제를 공고하게 가동해야 할 것”이라며 “외부로부터의 이중용도물자의 반입을 막는게 우선이지 북한이 들여간 모든 이중용도물자에 대해 불법적 행위로만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이 이중용도물자 반입을 불법행위로 낙인찍히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핵포기를 선언하고 국제사회의 레짐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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