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제 ‘화폐주권’도 중국에 넘어가”

최근 북한 시장에서 중국 인민폐(人民幣)의 유통이 본격화 되면서 앞으로 북한 원화 가치가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의 내부소식통은 29일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요즘에는 장마당에서 중국 돈만 있으면 못 사는 물건이 없다”며 “일부러 우리 돈(북한 원화)을 환전해 쓸 필요가 없어졌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소식통은 “지금 조선에서는 중국 돈 5위안을 주면 아무데서나 쌀 1kg 을 살 수 있다”며 “장사꾼들은 중국 돈을 더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인민폐 직거래가 활발해진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다. 함경북도, 양강도, 자강도, 신의주 일대의 국경지역에서는 주로 주택거래 및 가구․가전품 매매 과정에서 인민폐 100위안짜리와 50위안짜리가 유통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북한의 식량 가격과 전반적인 물가가 급등함에 따라 일반 시장의 생필품 거래에서 20위안, 10위안, 5위안도 등장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데일리엔케이’가 조사한 6월말 기준 인민폐 1위안에 대한 북한 돈 환율은 평양이 435원, 원산이 440원, 신의주가 435원, 함흥이 430원, 회령이 450원, 청진이 445원, 신의주가 435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데일리엔케이’의 조사 결과와 비교해볼 때 북한 원화의 가치는 지역별로 5~20원 가량 하락한 셈이다.

소식통은 이어 “심지어 함경북도 회령 등 일부 국경도시에서는 ‘쌀 1kg=5위안’이라는 등식이 주민들 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 식량가격의 척도가 인민폐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우리(북한) 돈에 대한 ‘불신’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북한 돈은 부피가 많고, 값어치가 떨어지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달러나 인민폐를 좋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일반 주민들은 수시로 바뀌는 인민폐 환율(시장환율)을 제대로 모르고 있기 때문에 장사꾼들은 인민폐로 거래하면 조금이라도 더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는 국경지역의 돈 장사꾼(환전상)들만이 중국 돈을 가지고 있었고, 앞지대(북한 남부지방) 대도시들의 돈 장사꾼들은 주로 달러나 유로를 가지고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앞지대 사람들이 중국과 무역을 자주하면서 얻게 된 인민폐를 국경지역에 나와 달러와 바꾸어 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28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인민폐 거래가 성행하게 된 데는 밀수꾼들의 역할도 크다”며 “지금 20대 젊은 애들은 주머니 속에 중국 돈 몇 십 원 정도는 넣고 다녀야 사람 축에 드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간부집 여편네(아내)들 사이에서는 우리 돈을 갖고 있으면서도 시장에서 일부러 인민폐를 꺼내들고 흥정하는 것이 유행”이라면서 “중국 돈을 쓰는 것이 그 사람의 재산과 권력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경지역 사람들은 이제 웬만하면 우리 돈을 갖고 있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돈 많은 사람들이나 인민폐를 모아두곤 했지만, 지금은 재산이 별로 없는 사람들도 인민폐를 갖고 있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소식통은 “앞으로 국가에서 정상적인 배급을 풀고, 국영상점에서 물건을 팔지 않는 이상, 인민폐가 모든 거래의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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