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산상봉 南제안 받을까?…”금강산 관광 연계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필요성을 제안함에 따라 북한이 호응해올지에 관심이 주목된다. 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측의 상봉 행사 제안에 북측이 수용할 가능성은 ‘반반(半半)’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의 입장에서 인도주의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가 정치적으로 부담이 덜하고 김정은이 상봉행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뿐 아니라 북중, 북미 관계 개선까지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북측이 대남유화 공세를 펴오다 5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6일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의 군사훈련을 문제 삼으며 대남비난으로 돌변한 점과 박 대통령의 새로운 대북제안이 없어 북측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은 지난해 추석 직후인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고, 이와는 별도로 11월 추가 상봉 행사와 10월 화상 상봉도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나흘 전에 일방적으로 연기한다고 밝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무산시켰다.

당시 북한은 남측이 ‘대결 소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상봉 무산의 책임을 우리 쪽에 전가시켰지만, 속내는 이산가족 문제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분리시켜 대응한다는 우리 정부의 태도에 불만을 품고 상봉을 무산시킨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이번에도 이산가족 문제를 금강산 관광 재개와 연계시켜 논의하자고 역제의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은 별개의 사안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작년에도 이산가족 상봉 이후 금강산 관광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던 만큼 북한이 선(先) 이산상봉 후(後) 금강산 관광 논의를 제의해 오면 이와 관련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조영기 고려대 교수는 데일리NK에 “북한의 변덕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가 중요하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내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북측이 진정성을 갖고 남북대화를 원한다면 전제조건 없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대해야 한다”면서 “이산가족 상봉 성사 여부는 향후 남북관계를 전망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했기 때문에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남측의 요구를 곧바로 호응하기 보다는 시간을 끌면서 유리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 제안에 따라 통일부는 이날 오후 상봉 행사를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 접촉을 오는 10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갖자고 대한적십자 총재 명의로 전통문을 북측에 전달했다.

북측이 상봉 행사에 호응해온다면 지난해 이미 상봉을 위한 준비는 끝이 난 상황이기 때문에 이달 말, 설을 전후한 시점에 상봉 행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재개돼 2000년 8월 1차 행사를 시작으로 2008년을 제외하고 2010년 18차 상봉까지 매년 한두 차례 열렸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2010년 10월을 마지막으로 4년째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