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산가족 상봉중단…’쌀 불만’인가, ‘국제공조’ 불만인가?

북측의 이산가족 상봉중단 선언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전면 경색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또 20일 북한은 금강산면회소 건설 근로자 등 150여명 현장 근무자들에게 21일까지 떠나라고 요구해왔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중단을 선언하면서 남측의 쌀 50만톤 지원 보류에 불만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북한이 잇따라 불만을 터뜨리는 진짜 이유가 오로지 ‘쌀 불만’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문제의 핵심은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사실상 노리는 것은 한-미-일 국제공조을 끊자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북한은 남한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유엔안보리 대북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상황에서 11~13일 19차 남북장관급회담 열렸다. 회담에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 유감표명과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남측의 요구가 심히 거슬렸을 것임에 틀림없다. 남측이 ‘우리민족끼리’를 버리고 국제공조로 나가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이 때문에 ‘선군’이 남한을 지켜주고 있다는 턱도 없는 소리도 했을 것이다.

이어서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남측이 지지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개최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자 북이 이산가족 상봉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북한은 쌀 지원도 중요하지만 더 우려하는 것은 남한정부가 북한을 제치고 국제공조로 나가는 것이다.

지금 북한은 남한마저 미, 일과 협조체계를 복원하면 기댈 곳은 오로지 중국밖에 없다. 김정일은 중국에만 기대는 것은 정권이 망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결사적으로 남한과 미, 일을 끊어놓으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현 단계에서 남북관계의 모든 것을 파국으로 끌고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하든 부시 행정부를 넘겨보려는 김정일은 남한과 파국으로 갈 경우 시간벌기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 임기 때까지는 남한이 방패막이가 되어주길 바란다.

이렇게 볼 때 이산가족 상봉중단 선언이나, 금강산 면회소 건설자 철수 조치는 남한정부에게 ‘민족공조로 돌아서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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