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명박 당선자 탐색전 언제까지 가나?

이명박 전 후보의 대통령 당선 확정 소식이 보도 된 지 하루가 지났다. 그러나 아직 북한 매체 어디에서도 대선 결과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 과거에도 북한은 남한 대선 결과를 이틀이나 사흘이 지나서야 공개했다.

이번 17대 대선에 누구보다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가 북한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북한북한이 올해 신년사부터 ‘반보수대연합’을 통한 한나라당 집권 저지를 노골적으로 촉구해온 것에서도 다급함이 쉽게 드러난다.

북한 매체들은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이명박·박근혜 후보를 동시에 집중 공격했다. 박 후보를 향해서는 ‘유신의 창녀’라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자 북측은 이 후보를 ‘친미사대 매국노’로 몰고 갔다.

북한은 대선 삼수생 이회창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예봉을 이회창 후보에게 돌렸다.이회창 후보가 ‘핵 폐기 없이는 지원도 없다’는 대북 강경론을 들고 나오자 공격 대상을 이회창 후보로 재 조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비난 수위를 낮추면서 차기를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노동신문’은 이달 15일 ‘매국역적에게 차려질 것은 파멸뿐이다’라는 기사를 싣고 이회창 후보를 “친일친미주구, 극악한 대결광신자, 부정부패의 왕초, 권력에 미친 정신병자” 등으로 묘사하면서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대선결과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지만 북한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대선 말미에 공격을 집중했던 이회창 후보는 3위를 차지했다. 이회창 후보에 대한 비난 내용도 북한 선전 매체에서 사라졌다.

북한 대남관계 부서 출신 한 탈북자는 “북한이 관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탈북자는 보수에서 진보로 정권교체가 된 뒤 너무도 따뜻한 남풍(南風)을 받았는데, 다시 보수로 정권 교체가 되자 아직 어안이 벙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남북정상회담과 총리회담을 통해 합의한 다양한 사안들을 이행해가면서 상황을 지켜보려고 할 것”이라며 “새로운 대통령의 입장이 무엇인지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통상 주민들에게 대선결과를 즉시 알리지 않고 며칠이 지나서 신문이나 강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남한의 새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어 소개하는 형식을 띤다. 그동안 북측의 태도를 볼 때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 호의적인 기사보다는 비난 기사가 첫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대북 지원 사업에 북한이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새 정부에 대한 극단적인 비난은 삼가할 가능성이 있다. 대북관계 유지를 고려해 상투적인 비판 기사가 이어질 수도 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 당선자의 대북정책에 대해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2007정상선언’ 합의 이행을 적극 원하고 있어 차기 정부의 남북경협의 타당성 조사에 적극 호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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