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외에서 근무하는 공관장 등을 최근 평양으로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한편, 인사도 단행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대북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달 초에 해외공관 대표부에 대한 평양 소집령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중국 심양에서는 총영사와 참사, 1등 서기관이 평양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북한의 공관장 소집은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긴급 강습 진행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다. 연이어 진행된 남북, 북미, 북중 정상회담에 따른 결과 보고와 비핵화 문제 등에서의 향후 외교적 대응 방안을 지시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아울러 소식통은 “북한은 이번 계기에 공관 대표부들의 파견 지역 및 국가를 바꾸는 인사 사업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른바 조동(調動, 행정적인 조치로 직장을 옮기는 것)을 통해 비리를 근절시키겠다는 이유”라고 전했다.
인사는 해외 주재 외교관들이 밀수 등 범죄 행위에 가담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북한의 외교적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불미스러운 사태를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제사회에서 대외신인도를 향상하고 정상국가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북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이 최근 공관장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임에 따라 우리의 재외공관장회의 격인 대사회의를 개최할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대사관과 총영사관, 대표부 등 현재 총 54개의 해외 공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은 매년 1∼2차례 각국에 파견된 대사들을 불러 대사회의를 열고 당의 대외정책과 전략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북한은 대사회의 개최 사실을 공개하지 않지만, 지난 2015년 7월 제43차 대사회의 개최 사실을 이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실제 당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43차 대사회의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전하면서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이 가운데 통일부 당국자는 올해 북한의 대사회의 개최와 관련, “공개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2015년 7월 15일자 노동신문에 김정은 위원장과 참가자들이 찍은 사진이 있고, 그 이후에는 보도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때가 43차이고 해서 매년 연례적으로 열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과 유사)의 중요 간부들도 소집 대상에 포함됐다”며 “소집 목적은 해외 공작 사업을 긴급 점검하기 위한 것인데, 이들 역시 이번 소집 이후 각기 다른 나라로 파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보 유출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조치로도 읽혀진다”면서 “해외 대사관 등지에서 정보 유출에 대해 사상 검토를 진행해 보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