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달 연료봉 제거…核동결 용의”

북한은 이달중으로 다시 핵연료봉 재처리 과정을 시작할 것이지만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핵무기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수 있음을 밝혔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한 한반도 전문가가 15일 밝혔다.

워싱턴 소재 국제정책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셀리그 해리슨씨는 이날 연합뉴스등 일부 언론과의 회견에서 “북한측은 이달부터 영변 원자로의 정기적인 연료봉 제거작업을 시작할 것이며 이것은 3개월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북한을 방문하면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김계관 6자회담 수석대표, 리찬복 상장등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그들은 이것(연료봉 제거)을 그 원자로에 대한 통상적인 기술적인 필요성에 의해 이뤄지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지난 1994년에도 그들이 원자로에서 연료봉을 꺼냈을 때 위기가 고조됐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당시 원자로에서 연료봉을 꺼내 수조에 보관하다가 지난 2002년12월부터 재처리를 시작해 현재 핵무기 6~8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고 해리슨 연구원은 말했다.

그는 “북한측이 다시 핵연료봉을 꺼내 재처리를 완료하면 현 수준의 핵무기의 2배를 보유하게 될 수도 있다”면서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핵무기를 현수준에서 동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측은 또 핵무기 동결에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그는 전했다.

북한측은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을 폭정의 잔존기지라고 부른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라이스 장관이 사과를 하지 않아도 미국이 북한측의 체면을 살려주는 몇가지를 북한에 밝혀준다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북한 고위 관리들이 미국이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북한측에 ▲ 북한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존중하고 ▲ 북한과의 평화공존 준비가 돼 있음을 밝히는 한편 ▲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고 있음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북한측은 특히 미국이 공개적으로 그같은 말을 하기가 어렵다면 북한과의 뉴욕 접촉 채널 등을 이용해 비공개 대화에서 그같은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우리는 6자회담에 뛰어들 ‘뜀판(springboard)’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해리슨 연구원은 전했다.

그러나 북한은 6자회담에서 미국이 추구하는대로 핵무기 및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며 미국이 북한과 “외교 및 경제 관계 정상화”를 이룬 뒤에야 그것을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그는 전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북한측 논리는 평양에 미국 대사관이 들어오고 사업가들이 상주하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라면서 “경제관계 정상화라는 것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후원국 명단에서 제외시킨다면 북한이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원조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측은 그동안 핵물질을 제3국이나 제3자에게 이전하지 않고 순전히 자체 방위를 위해 이용할 것이라고 밝혀왔으나 이제부터는 핵물질의 제3국 또는 제3자 이전 여부도 협상 의제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해리슨 연구원은 전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지난 1972년 이후 북한을 모두 9차례 방문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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