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근 외무성 국장 30일 방미 주목

▲30일 방미예정 이근

북한의 6자회담 ‘택일’(擇日)이 언제일 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북한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리 근(李 根) 외무성 미국국장이 현지시간으로 30일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그의 표면적인 뉴욕 방문 목적은 30일과 다음 달 1일 미 외교정책협의회가 뉴욕에서 주최하는 학술회의에 참석하는 것이지만, 그의 방미 기간에 북미간 ‘추가 협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정동영(鄭東泳)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 의지가 확고하다면 7월에라도 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미국과 좀 더 협의해 봐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정부 안팎에서는 리 국장의 방미를 기회로 북미 양국 간에 최종적인 의중파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런 절차를 거쳐 북한의 최종결심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리 국장의 방미를 맞는 미측의 카운터 파트로 6자회담 차석대표인 조셉 디트러니 대북 협상대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 행정부가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디트러니 대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이 학술회의에 주미대사관의 위성락(魏聖洛) 정무공사를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디트러니 대사가 아닌 그보다 낮은 급(級)의 관리를 리 국장의 카운터 파트로 보내거나 민간행사라는 이유로 아예 관리를 파견하지 않을 경우 북미간 추가협의는 불발될 것으로 보여 미 행정부의 선택이 주목된다.

리 국장의 뉴욕 방문은 북한과 미국이 서로 ‘공이 상대에게 넘어가 있다’는 입장을 비치며, 한 쪽은 복귀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한 쪽은 구체적인 복귀 날짜를 밝히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달 13일과 이 달 6일 두 차례의 뉴욕접촉과 그 후 10일 워싱턴 한미정상회담, 곧이어 17일 정동영-김정일 면담으로 차기 6자회담 개최를 위한 긍정의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으나 이런 공방으로 인해 아직까지 개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측은 김 위원장이 밝힌 전제조건에 대한 답으로 미측의 추가 ‘액션’을 기다리는 눈치이고 미측은 이미 뉴욕접촉에서 할 얘기는 다 한 만큼 이제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그런 가운데 대북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 미 행정부내 비공식 라인에서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미루면서 비공식적인 북미 양자접촉을 시도하려 한다면서 한때 리 국장에게 방미 비자를 내줘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 국장의 뉴욕 방문 시기와 정 장관의 방미 시기가 일치하는 점도 눈에 띈다.

정 장관은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해 딕 체니 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김 위원장과의 면담과 제15차 장관급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한미간 의견 조율을 할 예정이다.

북핵문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리 국장의 방미를 계기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일정 발표가 이뤄진다면 상황이 급진전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 그 반대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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