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의료시스템 ‘식물인간’ 상태 도달”

북한이 현재 극도의 경제악화, 식량부족, 약품부족으로 보건의료시스템이 사실상 생존이 어려운 ‘식물인간 상태’이며 국제사회와 한국이 북한의 기본적 보건의료 인프라 구축 등에 나서야 한다고 박상은 샘 병원장이 주장했다.

박 원장은 22일 한반도평화연구원(KPI)에 게재한 ‘대북 의료지원 중단과 존엄사 논쟁’이라는 글을 통해 “북한의 보건의료문제는 북한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협력해 해결해 나가되 무엇보다도 남한의 보건의료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 원장은 “북한의 심각한 의료상황은 근시안적인 질병대책으로 풀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의료시설을 가동시킬 전력공급,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수질개선, 영양결핍을 해소하기 위한 식량난 해결 등의 기본적 보건의료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를 위해서는 우선 북한사회가 개방되어야 하고 자본주의 원리를 도입하여 경제적 발전을 꾀하여야 하며, 아울러 있는 그대로의 북한의 모습을 국제사회에 드러내어 적절한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동시에 “그들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굶주려 죽어가지 않도록, 그리고 기본적인 의약품이 없어 안락사 당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지원은 당장 재개되어야 한다”면서 “이것(의료 지원)은 정치나 전략의 부분이 아니라, 존엄한 생명의 문제이기에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는 매우 중요하고도 시급한 주제”라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그 동안 여섯 차례 방북해 평양의 국가급 병원인 평양의학대학병원과 김만유병원, 도급병원인 평양 제1인민병원을 둘러봤다며 그 실상을 소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은 병원운영의 기본적인 전력, 난방, 수도 등의 지원설비가 미비했고, 의료 장비는 노후화 됐다. 또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수액제와 의약품, 시약 등의 공급도 원활하지 못했다. 심지어 북한은 양약 대신에 고려의학을 상당부분 활용하고 있었다.

박 원장은 또 “북한 소아과 의사는 주된 소아질환으로 세균성 위장질환, 폐렴, 방광염 등 신장질환, 기생충질환, 영양실조 등을 꼽았다”면서 “(남측이) 영양실과 중환자실 지원을 우선적으로 해주고 구충제와 비타민, 항생제 등을 원해, CT, MRI 등 고가장비를 선호하는 고위직 당 간부들과는 대조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오죽했으면 평양의대 콩팥내과 교수 7명 중 병원 근무자는 단지 3명이었고, 나머지 4명의 교수는 소화제를 대신할 식품인 도토리를 캐러 나가야할 형편이겠는가”라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