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의대생들은 여름방학 직전 산으로 간다

북한 양강도 소재 주요 대학들이 ‘평양 10만호 건설 동원’에 나선 데 이어 군소 대학과 의학대학들을 중심으로 약초(藥草)방학에 돌입했다고 15일 내부 소식통이 전했다.


약초방학은 대학들이 운영자금과 ‘충성의 외화자금’을 충당할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정기방학 전 일정기간을 할애해 황귀 등 약초를 캐 오도록 하는 조치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7월 15일부터 31일까지 일부 대학들이 약초방학에 들어갔다”면서 “시내에 사는 학생들은 대홍단, 삼지연, 보천, 후창, 신파군 학생들에게 돈을 주고 자신의 할당량을 부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통 6월 말이나 7월 초에 시작 됐던 약초방학이 중순으로 미뤄진 것은 모내기 전투가 늦게 끝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민들이 장사를 위해 ‘모내기 전투’ 동원에 많이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대학생들의 동원기간이 길어져 약초방학도 늦어졌다는 것이다.    


약초방학은 주로 함경북도와 양강도 등 산지가 많은 지역 대학들에서 시행되는데, 2002년 7·1경제관리 개선 조치 이후 대외무역의 활성화를 위해 무역관리체계를 개편하면서부터 생겨났다.


7·1조치 이후 무역권한이 시·군 기업소 단위로 확대됐고, 각 대학들도 학교 운영자금과 충성의 외화자금을 자체 충당하게 됨에 따라 약초방학이라는 미명 아래 학생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탈북여성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애란 경인여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약초방학은 외화벌이를 위해 대학생들에게 약초를 캐 오도록 하는 것”이라며 “특히 의학대학들에서 더 활발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함경북도 출신 한 탈북자는 “청진시의 거의 모든 대학들에서도 약초방학이 있었다”면서 “약초방학 때면 산골에 친인척이 있는 학생에게 돈을 주고 약초를 캐 달라고 부탁해 그것을 학교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곤란한 대학생들은 현지에 직접 내려가 약초를 캐서 바친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약초방학은 대학생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부담이다. 


양강도 출신 한 탈북자는 “돈으로 약초를 살 수 없으면 보천, 운흥, 백암 같은 산골에 내려가 약초를 직접 캐야 한다”며 “약초 과제 때문에 온 가족이 산으로 올라가는 가정도 있었다”고 소회했다.


황해도에서 대학을 다니다 탈북한 김송희(32) 씨는 “거의 모든 대학들에서 약초방학을 한다. 특히 의학대학은 과제를 받아내는 것에 철저했으며 대학 교수, 선생들의 외화벌이 과제까지 모두 학생들에게 부담된다”며 “약초방학이 생긴 후 대학생들이 있는 가정에서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약초방학 기간에 계획을 달성하지 못하면 여름 정기방학(8월)을 이용해서라도 무조건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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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