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음악·인권 말하는 김철웅씨

“음악과 함께 북한의 인권을 정확하게 전하고 싶어요.”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32)씨는 12일 서울 수유리 통일교육원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고 북한의 문화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김씨는 북한인권시민연합 홍보대사 위촉식을 겸한 이날 행사에서 북한 주민의 애창곡과 금지곡을 연주하면서 자연스레 인권 문제를 전했다.

2003년 입국해 한세대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는 김씨는 “북한에서는 재즈나 팝송을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퇴폐적이고 해로운 음악이라고 금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을 통해 ’금지곡’이 흘러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살에 이미 평양음악무용대학 예비 피아니스트로 선발될 정도로 북한에서 재능을 인정받았으며,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을 거쳐 평양국립교향악단 수석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다.

김씨는 그러나 ’원하는 음악을 마음껏 듣고, 연주하고,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탈북을 결심하고 2001년 중국으로 나왔다. 이후 2년 간 중국에서 벌목공, 잡부 등 손에 잡히는 일은 뭐든지 했다.

김씨는 “입국 후 정치적인 문제는 전혀 말하지 않았고 인권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5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국제인권대회도 연주만 한다는 조건으로 참가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막상 대회에 참가해 보니 이렇게 멍청히 앉아 있어서는 안 되겠다, 북한의 인권을 보다 중립적으로 정확하게 전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며 홍보대사직을 수락한 이유를 설명했다.

북한의 인권실상에 대해 왜곡되고 과장된 점이나 감정적인 접근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김씨는 “내가 피아노곡을 연주하자 기립박수가 나왔다. 아마 먹을 것도 없다는 북한에서 어떻게 음악을 가르쳤을까 하는 놀라움, 편견에서 나온 것”이라며 대회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인권을 폭력과 항의가 아니라 문화적 캠페인으로 전하고 싶다”며 “음악은 대중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수단으로, 앞으로 피아노 연주를 통해 북한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금껏 나의 삶을 녹인 음악, 보다 깊이 있는 음악, 민족.통일.인권을 생각하게 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면서 “민족의 소리를 내는 피아니스트 하면 김철웅이 떠오르도록 활동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씨는 실제 ’아리랑 소나타’를 편곡하는 등 민족적 감수성이 진하게 묻어나는 민요와 국악을 피아노곡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김씨는 “북한에서는 비록 장르가 제한된 대신 클래식이 정리돼 있고 민족성이 살아있는 음악을 즐겨 부른다”면서 “북한 음악계는 국악과 서양악을 배합해 독특한 음을 만들어내고 전통음악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음대 입학생은 전공 악기를 불문하고 ’조선장단’을 배워야 할 정도로 전통음악을 중시한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남한의 음악에 대해 “서양 음악이 재빨리 들어오지만 모방에만 열중하는 측면이 강하고 지나치게 상품화돼 있다”는 ’쓴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현재 남북음악교류재단 기획위원, 재미북한선교회 선교국장, 경남대 북한대학원 석사, 대학강사, 연주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더 많고 꿈도 많다”며 더욱 ’파란만장한 삶’을 예고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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