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음식명도 ‘아리송’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대성 선임연구원은 9일 발행된 월간 소식지 ‘겨레말누리판’ 10월호에 실은 ‘평양 차림표 음식 이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의 음식명이 생소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언어 동질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8월 제10차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회의 참석차 3박4일 일정으로 방북해 양각도호텔에 머물면서 식당 차림표를 사진으로 찍어왔다는 이 연구원은 “사전에 없는 말을 수북이 담아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북녘의 차림표는 크게 주식류와 국류, 료리(요리)류로 구분된다”며 “주식류에 있던 흰쌀밥, 소고기육개장, 삼색나물 같은 말이 사전에 실려 있는지 궁금했는데 (북한이 발행한) 조선말대사전을 찾아보니 흰쌀밥은 있고 나머지 두 말은 사전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식류에는 흰쌀밥 말고도 닭알씌움밥이 있었는데 ‘A bowl of rice topped with eggs’라는 설명으로 볼 때 아마도 남녘의 ‘달걀덮밥’과 같은 음식이 아닐까 싶은데 이 말도 (북측) 사전에 올라있지 않은 말이다. 씌움밥도 사전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서 맛보면서 남측에 유명해진 평양온반에 대해서도 “온반(溫飯)은 ‘더운밥’ 또는 ‘장국밥’을 가리키는 말인데 차림표에 있는 평양온반은 아마도 ‘평양식 장국밥’을 가리키는 말이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평양온반은 닭고기와 버섯볶음, 녹두지짐(빈대떡)을 올려 놓은 더운 밥에 닭고기 삶은 국물을 부어 만든 음식으로 평양냉면, 녹두지짐, 대동강숭어국과 함께 평양의 4대 음식으로 손꼽힌다.

이 연구원은 “료리류에서 눈에 띄는 것은 소회갓이었다. 북녘사전에는 ‘회갓’, 남녘사전에는 ‘회깟’이 올라 있는데, ‘소의 간, 처녑, 양, 콩팥 따위를 잘게 썰어 온갖 양념을 해 만든 회’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며 “그런데 영문으로 ‘Seasoned ox-stomach’라고 설명해 놓은 것으로 보아 이 호텔에서는 소의 양으로 만드는 음식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료리류에 포함된 ‘남새합성’은 영문으로 ‘All kind of vegetable’이라고 해 놓은 것으로 보아 ‘갖은 채소’를 가리키는 말인 듯하나 가격으로 보아 서너 종류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며 “이 말도 (북한)사전에는 실려있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땅이 나뉘어 사람과 음식과 말이 섞이지 못한 까닭에 겨레말과 겨레말을 다른 나라말이 이어주게 된 것이다. 씁쓸하다”면서 “남북 민중의 삶 구석구석에서 살아 숨쉬는 말이 겨레말큰사전에 많이 실려 남녘과 북녘을 잇는 일은 이 사전(향후 편찬될 겨레말큰사전) 하나만으로 충분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