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김정일 사망 1주기 애도기간(10~18일) 동안 중국 내 유학생들에게 금주(禁酒)를 지시하는 등 생활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중국 단둥(丹東)의 한 대북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유학생들에게 저녁에 밖에 나가는 것을 금하고 술을 먹거나 유흥을 해서도 안 된다는 지시가 내려졌다”면서 “특히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과 한국인 밀집 지역의 출입을 금지시켰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 유학생 등이 자주 눈에 띄었던 단둥(丹東) 3마루(馬路)는 평소와 달리 한산한 모습이다. 감시활동에 나선 보위부원들만 간간이 확인되고 있을 뿐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사망 1주기인 17일엔 신의주 세관이 운행되지 않음에 따라 단둥 세관도 문을 열지 않는다. 이날 북한이 운영하는 식당도 모두 임시 휴업에 들어가고, 단둥 북한 영사관에는 김정일 분향소가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유학생들이 조문객을 안내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대북무역에 종사하고 있거나 앞으로 무역을 희망하는 중국인들이 대거 몰리기 때문에 이런 지시가 내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 북한 당국은 중요한 국가행사가 진행되면 중국에 나와 있는 무역일꾼들이나 사사(私事)여행자, 유학생을 불러들인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학생들을 귀국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현재 조선(북한) 당국에서 무역 일꾼들을 불러들여 지금은 거의 다 들어가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지만 유학생들은 귀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최근 들어 유학생들을 중국인이 운영하는 무역회사 등에 들어가 관련 업무를 배우도록 조치하고 있다. 소식통은 “유학생 일부는 얼마 전부터 중국 무역 회사에 들어가 직접 무역 업무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유학기간이 만료되면 곧바로 귀국하거나 주로 영사관 등에 배치됐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북한이 대중 무역을 강화해 외화벌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어 등 어학능력을 갖춘 젊은 유학파에게 직접 무역 업무를 전담하게 해 외화벌이 사업을 극대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간부 자녀라 해도 본국에 돌아가 생활하겠다는 아이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유학생들 사이에선 이번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