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일한 ‘민주선거’는 ‘인민반장 선거’

북한에서 “인민반장의 역할에 따라 집값까지 요동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함경북도 내부 소식통은 14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비사(비사회주의) 검열이 들어와 텔레비죤(TV)과 불법 녹화물을 단속한다고 하는데 걸려든 사람은 하나도 없다”면서 “이젠 인민반이 하나같이 뭉쳐서 웬만한 검열은 통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식통은 “검열대가 오면 인민반장들이 미리 연락을 해주기 때문에 단속을 피한다”며 “요즘에는 인민반장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그 인민반의 집값까지 오르내린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북한에서 유일한 민주주의 선거는 인민반장 선거”라고 했다. 북한 당국이 인민반장 선출을 민주주의적으로 선출하도록 허용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인민반의 특성 때문이라는 것.

거리 미화로부터 농사일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인민반 동원(인민반을 단위로 과제를 주고 받아내는 주민동원)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에서 인민반장을 국가가 지정해 주면 주민들의 신뢰를 잃어 그들을 움직여 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에서 인민반장은 일정한 연한이 없이 필요에 따라 인민반 주민들이 거수가결 방식으로 선출한다.

인민반장 주민들에 신뢰 잃으면 주민동원 못해

인민반장을 새로 선출하는 경우는 기존의 인민반장들이 이사를 간다든지 아니면 주민들의 신뢰를 잃어 더 이상 사람들을 움직여 낼 수가 없어 스스로 물러나는 경우다.

신뢰가 있는 인민반장들은 아침마다 진행되는 인민반동원에 마을 복판이나 아파트 앞에 설치된 종을 때리기만 해도 주민들이 스스로가 달려 나오지만, 신뢰를 잃으면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아무리 나오라 소리쳐도 문을 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요새도 회령-대덕리 사이 도로석축 보강공사를 했는데 간부집들이 자동차를 대고 돈 있는 사람들이 술과 식사보장을 했다”며 “힘 있는 사람들이 자동차와 식사를 보장했기 때문에 작업이 쉽게 끝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민반장들이 작업조직을 할 때부터 힘 있는 사람들은 물질적인 지원을 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노력적 지원을 하도록 조직한다”며 “작업과제가 많고 힘들기 때문에 힘 있는 사람들이 돈이나 자동차를 대는데 대해 오히려 힘없는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검열 같은 것을 당할 경우 힘 있는 자나 힘없는 자가 다 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관계 때문에 일단 검열이 붙으면 힘 있는 사람이고 힘없는 사람이고 자연히 서로가 뭉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소식통은 “불의에 검열대가 들이 닥쳤을 때 인민반장이 집안 식구들이라든지 마을의 어린 아이들을 통해 재빨리 집집마다 알리는데 이런 것을 가리켜 사람들이 ‘인민반 유희’라고 한다”며 “인민반장의 ‘유희’능력이 뛰어날수록 인민반 사람들의 피해가 적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간부나 큰 장사꾼들일수록 인민반장과의 관계에 특별히 신경을 쓴다”며 “어떤 검열이든 먼저 인민반장을 통해 주민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때문에 인민반장의 말 한마디에 집안의 운명이 왔다 갔다 한다”고 밝혔다.

검열서 주민들 피해 많으면 인민반장 자리 내놔야

그는 “검열에서 인민반이 얼마나 피해를 보았는가에 따라 사람들이 인민반장이 똑똑한가, 똑똑치 못한가를 가른다”며 “만약 인민반장이 똑똑치 못하다고 인정되면 그 자리를 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인민반 간부들의 비리나, 반(反)정부적인 행동에 대해 신고하는 인민반장들에 대해서는 비밀리에 현금과 TV같은 선물까지 하사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인민반장들은 자기가 책임진 인민반 주민들의 눈치를 봐가며 당국의 회유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인민반장이 똑똑하지 못하거나 위(북한당국)편에 서면 비사검열 같은데서 인민반이 쑥대밭이 된다”며 “그래서 반원들도 인민반장을 선출하는 것만은 정말 신중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새 집을 사는 사람들은 집의 위치나 좋고 나쁨도 가리지만 그곳 인민반장이 어떤가에 큰 신경을 쓴다”며 “인민반장들이 똑똑치 못하면 동네가 뭉치지 못하고 싸움도 많아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웬만하면 그런 동네들을 피하고, 때문에 집값도 자연히 떨어지게 마련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옛날에는 힘 있는 사람들이 인민반장과의 관계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힘 있는 간부들도 인민반장과 관계가 틀어지면 소리 없이 집을 옮긴다”고 말해 인민반장의 위상을 가늠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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