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서 “美가 인정하든 말든 北은 핵보유국” 주장

북한이 유엔총회 분과회의에서 자국 핵 보유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VOA)이 18일(현지시간) 밝혔다.

VOA에 따르면, 리동일 북한 외무성 군축과장은 17일(현지시간) 군축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 13차 회의에 참석,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미국의 부추김 때문에 핵 보유국으로 바뀌었다”고 강변했다. 리동일은 그러면서 “미국이 인정하든 말든 북한은 핵 보유국”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추진하는 핵전력 현대화와 한국과의 해상 연합훈련에 동원한 전략 자산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미국을 맹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VOA는 리동일이 10분으로 제한된 발언 시간을 넘겨가면서까지 열변을 토했다고 전했다.

또한 리동일은 “북한이 핵 공격 능력을 가지면 김정은은 죽는다”는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의 발언을 지적하면서, 이는 미국의 전쟁 실행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이 60년 동안 미국의 핵우산 아래 북한에 대한 핵 공격 전초지가 됐다”면서 “한반도에서 언제 6·25전쟁이나 60년 전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피해가 재현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미국 측 대표는 “운 나쁘게도 또 다시 망상으로 가득 찬 북한 대표의 비난을 듣게 됐다”면서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북한 정권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장광설을 늘어놓거나 스스로의 괴상한 선전을 믿는 대신 위험한 행동을 멈추고 국제의무를 준수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 지도부는 왜 북한의 핵 활동이 전 세계의 규탄을 받고, 왜 북한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아래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는지 스스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 정권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정권 자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8월 말 함경북도 지역을 강타한 홍수에도 불구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핵·미사일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리동일은 “한국 정부가 상황을 호도하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 정부와 노동당은 전국적으로 모든 주민과 군에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수해 복구 작업이 거의 끝나 겨울이 오기 전 주민들을 재건된 주택에 수용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