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사시 金부자 동상· 초상화 우선 대피

북한이 지난해 4월 7일자로 전국에 배포한 ‘전시세칙’은 전쟁 발발 때 북한 주민이 1차적으로 해야 할 대피요령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 부모의 초상화ㆍ동상 보존 등을 규정했다.

전시세칙 제13항은 “모든 부문, 모든 단위들은 자기 단위에 모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 항일의 여성영웅 김정숙(김정일 생모) 동지의 초상화, 석고상, 동상, 혁명일가분들의 동상, 백두산 3대장군을 형상한 미술작품들을 갱도 모심실을 비롯하여 안전한 곳에 옮겨 모시고 보위하며…”라고 밝혔다.

이 세칙에 따르면 북한이 전시용으로 각지에 건설한 지하갱도에는 김 위원장과 그 일가족의 초상화 등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방, 즉 ‘모심실’이 특별히 마련돼 있다.

북한 주민은 전쟁이 발발하면 자기 집과 직장에 걸려 있는 김 주석ㆍ김 국방위원장ㆍ김정숙의 초상화, 주변에 있는 이들의 동상ㆍ석고상, 이들을 형상한 미술작품 및 사진, 김 위원장의 증조부모ㆍ조부모 등 일가족의 동상을 먼저 모심실에 대피시켜야 한다.

이른바 ‘1호작품’으로 지칭되는 김 주석, 김 위원장, 김정숙을 형상한 미술작품 및 사진작품, 이들의 현지교시판이나 현지말씀판, 당의 기본구호들도 함께 대피시켜야 한다.

북한은 1974년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후계자로 선출된 직후부터 유사시에 김 위원장의 초상화 등을 먼저 대피하는 원칙과 대책을 마련했으며 주민들을 교육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의 활동 및 생활 지침서로 1974년 발표된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 10대원칙'(1974) 제3항은 “초상화, 석고상, 동상, 초상휘장, 초상화를 게재한 출판물, 수령을 형상한 미술작품, 현지교시판, 당의 기본구호 등을 정중히 취급하고 철저히 보위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모든 단체ㆍ기관ㆍ기업소ㆍ협동농장 등에 김 위원장의 초상화ㆍ동상ㆍ석고상과 1호작품 등을 관리하는 보관실이 별도로 갖춰져 있으며 주요 기관에는 유사시에 대비한 1차 대피소까지 마련돼 있다.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작가 출신의 한 탈북자는 “규모가 큰 중앙방송위원회에는 지하에 1차 대피실을 설치해 일단 먼저 대피시킨뒤, 지정된 갱도에 설치된 모심실로 옮겨 보관한다”고 말했다.

특히 화재 등 위급상황 때 목숨을 바쳐 김 위원장 등의 초상화를 먼저 구출해야하며 초상화의 훼손을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확고하다.

2003년 8월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북측 응원단이 김 위원장의 사진이 있는 환영 플래카드가 빗속에 방치돼 있다며 황급히 철거하는 등 소동을 피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화재 등 위급상황에서 김 위원장 등의 초상화를 옮기다가 목숨을 잃은 주민이 적지 않은데 북한당국은 이들에게 최고훈장인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하는 등 적극 장려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평양 중화군 삼성농장 농업과학기술지식 선전실 화재현장에서 김 위원장 등의 초상화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사망한 농장원 최명철에게 ‘노력영웅’칭호를 수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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