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중 국경지역인 함경북도 나선시 원정리 세관에 원정국경시장이 개장한 모습이 데일리NK에 포착됐다. 잇따른 정상회담에 따라 중국 관광객들이 늘자 이들을 대상으로 외화벌이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북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원정국경시장이 7일 문을 열어 현재 운영 중이다”면서 “아직까지는 손님들이 많이 없지만 본격적으로 관광객들이 몰려온다면 성황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원정국경시장은 북한 라선시 원정리 세관 근처에 들어섰다. 중국의 한 사업가의 투자로 원래 작년에 완공돼 운영을 앞두고 있다가 북중 관계 악화로 연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북중 간 화해 분위기 속에서 북한에 관광하러 오는 중국인들이 늘어나자 개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질 조짐이 있으니 세관과 가까운 원정국경시장에 들르게 하는 방법으로 돈을 벌려는 계획을 세운 것 같다”면서 “현재 (북한 당국이) 라선시 내에서 원정국경시장에서 장사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고 전했다.
원정국경시장에는 대북제재 품목인 북한산 수산물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과 북한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다만 중국 해관(세관)에서 공식적으로는 북한산 수산물 반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산 채소, 농토산물 등은 물론 건어물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며 “건어물은 엄밀히 말하면 제재품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중국과 이야기가 돼서 공식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다만 수산물은 강력한 검열에 중국에 못 가지고 들어오니 중국 관광객들은 (북한) 라선시에서 수산물을 많이 사 먹고 들어가려고 한다”면서 “대북 제재가 좀 느슨해 질 때를 노리고 사전에 준비해 보겠다는 심산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 고위 탈북민도 “북한이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면세점 같은 형태의 시장을 개장한 것 같다”며 “중국으로 돌아가는 관광객들이 선물용이나 개인용으로 산 물품에 대해서는 눈감아 주는 방식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작년 12월과 올해 3, 5월에 북한산 수산물이 밀수를 통해 중국으로 유입돼 성황리에 판매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