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상화 노래모임, 韓流 확산 사랑방 역할 톡톡

최근 북한 여성들이 ‘충성의 노래모임’을 정보 교환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해마다 김일성(4.15), 김정일(2.16), 김정숙(12.24)의 생일을 앞두고 우상화 사업의 일환으로 각 조직·단체를 동원해 ‘충성의 노래모임’을 조직해왔다. 12월에는 조선민주여성동맹(여맹) 소속 가정주부들을 대상으로 노래모임을 진행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당국의 우상화 의도와는 달리 물가와 환율 등의 시장정보와 한국 등 외부소식을 교환하는 자리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한다. 김정일 일가(一家)에 대한 ‘우상화 교육장’이 반(反)김정일 의식과 연관된 정보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내부 소식통은 최근 데일리NK에 “가두여성들은 충성의 노래모임을 주로 시장 정세와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 생각한다”며 “특히 한국 관련 이야기만 나오면 귀가 솔깃해진다. 노래연습을 잊을 정도로 한국 소식을 나눈다”고 전했다. 


북한 가정주부들은 대다수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한다. 장사를 통해 가족의 생계를 담당하는 주부들은 오전 10시경 ‘충성의 노래모임’에 참가했다가 오후에 장사를 나간다. 이들이 노래모임을 시장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 활용하는 이유다.  


또한 노래모임은 한류(韓流)열풍이 전파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소식통은 “한국 경제가 발전했다는 이야기도 나눈다. 가까운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담긴 CD알판을 모임을 이용해 교환하기도 한다”고 모임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이전에는 일본제가 첫째였다면 지금은 한국제가 첫째가 됐다고 하면서 한국의 경제 상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화폐개혁 이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모임을 주도하는 여맹 간부들도 특별히 제재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자신들도 시장 정보나 외부 정보에 귀를 기울이는 형편이라고 소식통들과 탈북자들은 전했다.


11월 하나원 교육을 마치고 국내에 정착한 한 탈북자는 “여맹간부들도 시장정보, 물가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 동참하게 된다”며 “때문에 여맹간부들도 통제를 강하게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노래모임에 보안원이나 보위원 등 법기관원 가족이 있는 주부가 참가하고 있을 경우엔 혹시 모를 신고를 경계해 조심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김정일 일가(一家)에 대한 충실성을 다지는 우상화 노래모임의 이 같은 변화는 김정일 체제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