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들쭉’ 수확철을 맞아 주민들을 동원하면서 외부인 출입통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들쭉 수확·판매를 통한 외화벌이에 집중하기 위해 군(軍)과 보위부를 동원해 감시를 강화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도 소학교(초등학교) 학생부터 대학생, 노동자, 농민, 군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들쭉 따기에 나섰지만 아무나 밭에 들어설 수 없게 됐다”면서 “예전엔 관심이 적은 산열매였지만 외화벌이로 주목된 이후부터는 들쭉 따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보위부, 보안서, 검찰 등과 군부대들은 ‘충성의 외화벌이’를 위해 ‘민간인 접근 금지’ 구역으로 지정해 놓고 들쭉 밀집 지역을 차지했다”면서 “또한 감시를 강화해서 타 지역 주민이 수확한 들쭉은 전부 몰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들쭉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외화벌이 품목의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당국은 들쭉 수확철만 되면 주민들에게 할당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통치자금 확보에 힘써왔던 것이다.
다만 할당량의 초과분을 수확하면 개인 몫으로 시장에 파는 행위는 눈감아줬고, 이를 통해 반짝 돈벌이를 하려는 주민들도 갈수록 늘었다. 이런 소문이 확산되면서 타 지방 주민들도 몰려오는 현상도 생겨났던 것이다.
소식통은 “양강도 주민들은 들쭉 따기에 동원돼 돈벌이에 나서고 있지만, 다른 지방에서 온 주민들은 단속원들의 눈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예전엔 타 지역 주민을 봐주기도 했지만, 올해엔 외화가 궁한지 단속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수이긴 하지만 집을 팔아 여비를 마련해 들쭉을 따러 갔던 주민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당국의) 들쭉 밭 지역 출입제한으로 한지에 나안게 될 위기에 처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현재 현지에서는 들쭉 1kg에 5~6위안(元)에 거래되고 있고, 앞으로 가격은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더 많은 지방 주민들이 들쭉 분포지역에 몰리면서 단속원들과의 치열한 쫓고 쫓기는 일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진달래과에 속하는 들쭉은 고산지역에서 주로 자라며 양강도에는 삼지연군, 백암군 등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수확한 들쭉은 혜산 들쭉가공공장 등에서 원액으로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는 방법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