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화사용 금지‥이번엔 ‘약발’ 받을까

북한이 이달 초 화폐개혁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예고한대로 외화의 보유와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나서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26일 인민보안성 포고령을 통해 외국인을 포함한 개인과 기관의 외환 보유 및 사용을 엄금하고, 외화 결제가 빈번한 무역기관도 외화 확보후 24시간 안에 은행에 입금토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상 이 포고령은 예외규정을 두지 않아 북한 주민이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적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의 고위층과 권력층 재력가까지 겨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조치도 얼마 못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일단 우세하다.


현재 북한에서 외화를 많이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고위층과 대외부문에서 일하는 고위층 가족이나 친인척, 그들과 결탁한 대외 부문의 외화벌이 종사자들이다.


실제로 외국과 거래하는 북한의 대외부문은 고위층 가족과 친인척으로 거미줄처럼 짜여 있다고 한다. 일반 주민들은 거의 발붙이기 어려운 일종의 `성역’인 셈이다.


특히 1990년대 ‘고난의 행군’ 과정에서 북한 사회 전반에 배금주의가 확산되자 외화를 챙기려는 고위층 자녀나 친인척들이 앞다퉈 대외부문에 뛰어들었다. 심지어 대외부문 일자리를 구하려고 당간부 자리를 내던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북한에서 수백, 수천만 달러를 소유한 `권력형 자본가’는 거의 모두 고위층이거나 그들의 자제 또는 친인척이다.


결국 이번 외화사용 금지가 제대로 작동되려면 고위층 자신과 가족,친지를 단속해야 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번 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 많은 이유다.


과거에도 북한은 고위층의 이익과 직결되는 조치를 취했다가 반발이 거세면 적당히 거둬들인 사례가 종종 있었다.


예컨대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2007년 2월 외교관, 해외 상사원 등의 5세 이상 자녀 수천명에 대해 3월까지 귀국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거센 반발로 `없었던 일’이 됐다.


또 2002년 김정일 위원장이 마약 통제를 지시하고, 2006년에는 인민보안성의 마약금지 포고령이 떨어졌지만 고위층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마약 문제는 현재도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