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자유치 총동원령..룡악산 지도총국 신설

북한이 17년 만에 전격 단행한 화폐 개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외자 유치 전담 기구인 ‘룡악산 지도총국’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내각에 전방위적인 해외 투자자 모집을 지시하는 등 ‘외자 유치 총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중국 베이징과 단둥(丹東)의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산하에 외자 유치 전담 기구인 ‘룡악산 지도총국’을 신설했다.


이 기구의 명칭인 ‘룡악산’은 평양 만경대구역의 룡악산동과 룡산동, 룡봉리 사이에 있는 산의 이름으로, 용이 하늘을 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현재의 경제 위기를 외자 유치를 통해 돌파하겠다는 북한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 룡악산 지도총국 산하에 집행기관인 ‘령봉경제련합회’가 신설됐으며 이 조직은 이미 베이징 등에서 외자 유치를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


령봉경제련합회는 어느 국가든 막론하고 자유롭게 외자를 유치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으며 심지어 과거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이 전담했던 대남 관련 투자 유치에 나설 수 있는 권한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의 2개 기업이 개발권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압록강의 섬 위화도와 황금평에 대한 외자 유치도 령봉경제련합회가 주도하고 있다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령봉경제련합회 소속 무역회사들은 이런 막강한 투자 유치 권한을 배경으로 최근 베이징 등에서 조선족과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자 모집을 위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베이징에서 령봉련합회 소속 일꾼들이 조선족 기업인들과 만나 위화도 투자 유치 상담을 벌이는 장면이 목격됐다”며 “조선족 기업들이 LED 공장을 건립하겠다며 토지 임대를 제의했으나 이들의 의도가 개발보다 토지를 차지하는 데 있다고 판단한 북한 측의 거절로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의 한 기업도 위화도 투자 유치에 관심을 두고 북한과 접촉 중”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룡악산 지도총국은 북한 국방위가 국가개발은행 설립을 결정한 비슷한 시기에 신설됐다”며 “국가개발은행과는 별도로 위화도 등 특수지역의 외자 유치를 전담하는 ‘게릴라 부대’ 성격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또 내각에 대해서도 외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에서 나온 관료들을 접촉했다는 한 대북 소식통은 이 관료들의 말을 인용, “업무 성격과 관계없이 내각의 모든 부서에 외자를 유치하라는 특명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자원 개발과 관련 없는 부서에도 탄광이나 유전 등 자원 개발을 위한 외자 유치 지시가 하달돼 공무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며 “북한이 자원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는 외자 유치의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적극적인 외자 유치에 나서면서 중국의 한 매머드급 탄광회사가 최근 함경북도의 광산 개발권을 확보, 최근 이사회를 열어 개발 자금 확보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국가개발은행 집행기관 격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대풍그룹)을 통해 대규모 외자 유치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으며 지난해 라진항에 대한 북.중 합작개발 합의에 이어 최근 라선지역의 외자 유치 촉진을 위한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을 개정하는 등 잇단 대외 개방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북.중 무역의 70%를 차지하는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신 압록강대교도 오는 10월 착공된다.


중국의 한 대북 전문가는 “화폐 개혁의 실패로 위기에 처한 북한이 최근 전례 없이 외자 유치에 적극적”이라며 “현재 북한의 절박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