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외국 정보기관의 정보요원과 이들의 조종을 받던 (북한 주민인) 첩자”를 체포하고 이들이 사용하던 장비를 압수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 외국정보기관은 조선의 최고 이익과 관계되는 중요 군사 대상물, 전략적 요충지에 대한 첩보모략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제3국을 드나드는 공화국 공민가운데서 일부 불건전한 자들을 금품과 여색(매춘), 협박공갈로 흡수해 고용 간첩으로 전락시켰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외국의 “정보기관이 그들에게 준 임무는 어느 한 지역의 중요 군사 대상물을 사진으로 고착하고 차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하는 정탐기재를 받아 그것을 가지고 현지 좌표를 확정해 대상물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목적은 또 “국가, 군사비밀을 비롯한 공화국의 내적 자료 원문과 인민들의 사상동향을 조사장악하고 주요인물에게 자유세계에 대한 환상을 조성해 3국으로 유인.탈출시키는 것이었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통신은 외국정보기관 요원이 ‘무역일꾼’으로 가장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국적은 밝히지 않았다.
이어 통신은 “이 무역일꾼은 첩자들을 은밀히 만나 활동정형을 보고받은 다음 GPS 정탐기재를 넘겨주고 본부의 지시대로 빠른 시일안에 대상물에 대한 비밀을 수집할 데 대한 지령을 주었다”며 “그는 현지조사의 명목으로 군사대상물이 있는 주변지역에 나가 첩자들의 활동을 직접 조종까지 했다”고 말했다. 통신은 “적들의 일거일동을 주시하던 공화국의 반탐(공안)일꾼들은 한 지점에서 GPS정탐기재와 수집한 자료를 주고받던 첩자와 정보요원을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검거시점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 통신은 전문가의 감정결과를 인용해 “기재는 최신 고성능 GPS처리소자와 조종소프트웨어 기억기, 기판접촉식 평면안테나로 구성된 것으로 소니(SONY)회사의 상표가 붙은 정탐기재였다”고 일본의 ‘소니’ 제품임을 밝혔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기자화견을 갖고 외국정보기관에 고용된 북한 내부첩자의 ‘서약서’와 범행을 저지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이날 평양발 기사를 통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북한 군사시설을 염탐하던 외국 정보요원들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리수길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 “이들은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에 관한 공식문서 및 정보를 수집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민주주의와 자유 이념을 설파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보위부는 또 이들의 활동을 돕던 북한 주민들도 체포했다”고 전했다.
리 대변인은 “이들은 북한법에 따라 처벌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적들의 첩보활동이 강화되고 있고 그들의 목표는 사회주의와 북한정권을 전복시키는 것이지만 북한 주민들과 보위부는 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