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27일 서울에서 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에 보다 강력한 압박을 가하기로 합의했다.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면담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대화에 나오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핵과 미사일 개발의 역주행을 계속 할수록 국제사회의 압력은 가중되고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이어 “(대북제재 강화에 대한) 구체적인 수단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어떤 압력이 더 효과적인지를 생각해가면서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에 맞게 압력을 실효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 김 특별대표도 “한미일이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면서 “북한에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는 동시에 대화 테이블을 열어 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 압박을 가중하기 위해 현존하는 대북 제재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방안을 강구하는 등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우리의 외교적 노력을 거절한 만큼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데는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3국은 또 북한에 적극적인 대화 유도를 하기로 했다. 황 본부장은 “우리는 북한과 조건 없는 탐색적 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은 호응하고 있지 않다. 내일 도쿄에서 개최되는 동북아안보협력대화에도 북측 대표를 초청했으나 북한은 이를 거절했다”면서 “북한이 진지한 자세로 대화에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관련, 황 본부장은 “SLBM 시험에 대한 기술적 평가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 틀림없고 안보리에서 필요한 논의를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 북한이 위성발사를 언급했는데 위성발사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되는 사항”이라며 “우리는 그 외에 어떤 도발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3자 협의에서는 북한인권 문제가 이례적으로 다뤄졌다. 이에 대해 황 본부장은 “(북한인권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인 중국·러시아와의 협력방안도 논의됐다. 이에 따라 황 본부장과 성김 특별대표는 28일 중국 베이징 현지에서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각각 양자회담을 갖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