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교사안에 中 ‘수호천사’ 자처

북한이 최근 들어 중국과 관련된 민감한 외교적 사안에 대해 적극적인 중국 지지 입장을 표명하며 ‘수호 천사’를 자처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12일 일부 국가의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저지 움직임을 “올림픽 이념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난하며 “봉화 이어달리기(성화 봉송)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노동신문이 지난달 24일, 중국 티베트(시짱.西藏) 사태에 대한 중국의 무력진압 등을 이유로 일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을 “올림픽경기대회를 정치화하여 불순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세력들의 시도”라고 비난한 데 이어 거듭 중국 두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20일에도 티베트 유혈시위 사태와 관련, “티베트의 사회적 안정과 법률, 티베트 인민들의 근본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북한 언론매체들도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 일변도로 티베트사태를 보도해왔다.

앞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8일 대만이 유엔 가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만이 어떤 형식으로든 유엔에 가입하려는 데 대하여 단호히 반대한다”며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노동신문도 같은 달 10일 미국이 대만문제와 인권문제 등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이 이에 반발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미국을 간접 비난했다.

명확한 외교적 입장 표명이 국제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부담을 안으면서도 북한이 이같이 중국에 적극 다가서고 있는 이유는 2006년 미사일 발사 이후 소원해진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해 냉각되고 있는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해결 지연으로 심각해지는 경제난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이 올해 들어 식량수출 억제정책을 펴는 가운데 지난 1~2월 2만t의 쌀과 3만 100t의 옥수수를 북한에 수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90%와 1천234% 증가한 것으로 중국식품상무망(中國食品商務網)을 통해 알려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최수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남북관계를 감안할 때 남측에서 예년 수준의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외부 수혈을 중국으로부터 보다 많이 받기 위해 중국과 밀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유지는 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우호 세력을 확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미국을 견제하거나 압박하는 외교적 효과도 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티베트 사태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적극 지지하는 것은 인권문제에 대한 외부의 간섭을 배제한다는 동병상련의 입장일 수 있다”면서 “최근 행보는 핵문제나 경제난 해결 등 중국과 우호적 관계 유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외교적 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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