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교관 가슴에 단 김일성 배지 곧 교체할까?

지난 17일 북한 김정일의 태양상 배지(초상휘장)가 처음 등장했다. 태양상은 사망한 김정일의 공식 초상화다. 북한이 신속하게 태양상 배지를 내놓은 이유는 우상화 목적이다. 배지는 북한에서 가장 일반적인 우상화 수단이다. 









김일성 김정일이 나란히 형상화돼 있는 쌍상./데일리NK


북한 관료들이 남북 접촉이나 국제회의장에 등장할 때 차고 나오는 것이 바로 김일성 태양상 배지다. 앞으로 북한 외교관들이 왼쪽 가슴에 다는 김일성 태양상 배지가 김정일 태양상 배지로 교체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북한 김부자 우상화 배지는 그 종류가 다양하다. 장군복과 인민복의 김일성 배지, 장군복과 인민복의 김정일 배지, 김일성 태양상 배지, ‘당기상’ ‘청년전위상’ ‘쌍기상’ ‘원형상’ 등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이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쌍상’이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1980년대에는 ‘쌍상’ 배지에 김일성과 김정일이 함께 형상화 돼있어 일반 배지보다 가치가 더 높았다.


하지만 1990년대 접어 들어 김정일이 “우리민족의 태양은 김일성 주석 한 분뿐인데 어찌 나를 그분과 함께 모시겠는가”라면서 ‘쌍상’ 제작을 중단시켰다고 한다. 이후 ‘쌍상’은 수량이 적어져 권력층이나 재력가들을 상징하는 특별한 배지가 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권력·재력가의 자녀들 중 패션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쌍상’을 착용하고 다닌다는 증언도 있다.


김일성 사망 이후 간부들이나 주민들은 노동당기 위에 김일성의 태양상이 형상화된 ‘당기상’을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민들은 김일성을 심장에 모신다는 의미로 왼쪽 가슴부분에 배지를 착용하고 다닌다.









▲일반주민들이 가장 많이 착용하고 다니는 김일성 ‘당기상’./데일리NK

최초 김일성 배지는 1970년 11월 김정일이 노동당 5차대회에서 발기하고 본격 제작에 들어갔다. 1972년에는 김일성 탄생 60주년을 기념, 노동당기 안에 김일성을 새겨 넣은 당기상이 제작돼 보급됐다.


본래 김일성 초상휘장에는 입을 굳게 다문 모습의 김일성이 담겨있었으나 김일성 사망 다음해인 1995년부터 활짝 웃는 모습의 태양상으로 교체·제작됐다.


김정일 배지는 그의 50회 생일인 1992년 2월16일을 계기로 만수대창작사에서 만들기 시작했지만 김정일의 반대로 일부 간부들만 달다가 2000년대 들어 일반 주민도 달고 다니기 시작했다.


또한 군복을 입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당기상 배지는 군 관련 인사들이 많이 착용한다. 고위간부 출신의 한 탈북자는 데일리NK에 “군복을 입은 김일성·김정일 배지는 군부대·보위부 소속의 간부들이 주로 착용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장군복에 모자를 쓰지 않은 김일성․김정일 배지, 미소를 짓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등 최초 배포된 배지부터 최근 등장한 김정일 태양상 배지까지 포함하면 배지의 종류는 20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배지 보급이 충분하지 않았을 때는 배지 착용 자체가 고위 신분을 뜻하는 것었다. 배지를 배포하던 초창기에는 중앙기관이나 노동당원들에게만 ‘당기상’이 지급됐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 배지들은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김일성을 숭앙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김정일의 권력을 정당화 시키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은 북한이 그만큼 우상화가 만연한 국가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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