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왜 개성임금 인상안 수정했을까

북한이 10일 내년 7월말까지 적용될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과 관련, 5% 인상안을 제시한 것은 일단 개성공단과 관련한 남북간 기존 합의를 존중하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합의에 따라 2003년 9월18일 마련된 북한법인 ‘개성공업지구 로동규정’에 따르면 개성공단 기업 종업원의 월 최저임금 인상폭은 전년도의 5%를 넘길 수 없게 돼 있는데, 이 규정에 따라 안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6월 북한이 개성공단 실무회담 때 제시한 ‘임금 300달러’안을 일단 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 당국은 북한이 안을 제시하면서 철회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향후 다시 300달러 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남북관계의 흐름 상 사실상 북한이 무리한 요구를 거둬들인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북측의 임금 300달러 요구는 남북간 갈등이 심했던 때 ‘남한 정부가 6.15선언을 존중하지 않는 만큼 6.15 정신에 따라 제공했던 혜택을 박탈한다’는 논리에서 나온 것이었다. 토지임대료를 5억달러로 올려달라던 요구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비록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남북간 입장차가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5% 인상안 제시는 북한이 지난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평양으로 초청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때 고위급 특사조문단을 파견한 것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려는 행보를 보이는 흐름 속에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실적으로 우리 쪽에서 수용키 어려운 300달러 안에는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의 성격이 포함돼 있었다고 봐야 하는데,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려는 현 시점에서 무리한 요구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음을 북한도 알고 있을 것이란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토지임대료 5억 달러도 북한이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재 국면에서는 당장 다시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다만 북한이 명시적으로 철회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은 향후 북핵 관련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그에 따라 남북관계가 삐걱댈 경우 다시 제기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일단 개성공단과 관련, 현실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만큼 향후 개성공단 실무회담 등을 제의하며 근로자 숙소 건설, 출퇴근 도로 건설 등을 통해 공단 활성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자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그럴 경우 우리 정부로선 기업들이 절대적으로 원하는 이른바 ‘3통(통행.통관.통신)’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현재 남북관계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임진강 사태가 북한의 사과나 추가 설명을 통해 해결되지 않더라도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남북대화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만만치 않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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