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6월 10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미진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에서는 1kg 당 5500원에 신의주에서는 1kg 당 5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혜산은 6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달러는 평양은 1달러 당 8,360원, 신의주는 8,400원, 혜산은 8,49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 당 2400원, 혜산에서는 26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1kg 당 평양 14000원, 신의주 14300원, 혜산 15000원입니다. 이어서 기름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9450원, 혜산에서는 8450원에 거래되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5100원, 신의주 5200원, 혜산은 5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였습니다.
1. 요즘 기상관계로 한국에서도 가뭄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가뭄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잖아요? 가뭄으로 주민들의 걱정이 커질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네, 관수설비가 잘 돼 있는 한국과 달리 북한은 관수설비가 미약한데다가 전기까지 부족하여 가뭄에 대처하는 능력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지난주 통화에서 가뭄이 너무 심하니까 일부 주민들은 새벽과 저녁 시간에 가물을 타고 있는 밭들에 물을 주기도 한다고 하는데, 곡식이 자라는데 필요한 수분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합니다. 특히 요즘은 가을 남새를 심어야 하는 시기인 만큼 가뭄이 지속되면 올해 남새농사에서도 많은 수확을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벌써부터 주민들은 울상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왜 안 그러겠어요? 북한 주민들에게 남새는 반년식량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가뭄으로 인해 가을 남새 모살이에도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또 한주 후쯤 올감자(햇감자) 등도 가물로 수확이 기대이하로 평가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보릿고개 주민들의 생계에 도움을 줬던 올감자도 잘 안됐다는 소문에 시장에서의 감자 가격도 상승했다고 합니다.
2. 북한 주민들의 춘궁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올감자가 가물로 인해 작황이 시원치 않다는 말씀이네요, 올감자 농사가 잘 안됐다는 소문이 나면 시장에서의 감자가격이 당연히 상승하겠죠, 현재 시장에서의 감자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네 소식통이 전해온데 의하면 현재 양강도 혜산농민시장에서의 감자 1kg의 가격은 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300원이나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감자가격이 2000원정도 올랐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인데요 이렇게 높은 가격에 주민들은 걱정이 여간 아니라고 합니다. 현재의 감자가격으로 지난해는 3배나 많은 감자를 살 수 있었는데 올해는 가뭄으로 감자 가격이 올라 북한 주민들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혜산 장마당에서 통 옥수수 1kg에 1800원을 하는 것을 봐서는 감자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도 있지만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구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높은 가격임에도 주민들이 감자를 구매하는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는데요, 감자는 쌀이나 옥수수 등 식량에 같이 보태서 먹으면 식사에 많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더구나 올해 가뭄으로 대홍단이나 백암군에서도 올감자 농사가 잘 안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시장에서의 감자가격이 더 상승했다고 합니다.
3. 시장에서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 가뭄이 지속되면 올해 수확량에도 영향을 미치겠네요.
네, 당연히 영향을 미치죠, 북한 장마당의 대부분 물가는 환율의 변화에 따라 오르고 내리는데요, 환율이 오르면 쌀 가격이 오르고 쌀 가격이 오르면 다른 상품들도 동시에 오르게 된답니다, 그리고 가뭄이 지속되면 농사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 되는데요, 국영농장이든 협동농장이든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기본생계의 원천지인 개인 뙈기밭농사도 가물과 씨름하고 있겠죠.
가뭄이 오면 제일 걱정이 많은 것은 주민들이랍니다. 국가공급이 전혀 없는 주민들은 자체로 식량해결을 하는데 이것마저 날씨 때문에 흉년들어 식량해결이 되지 않으면 주민들의 생활이 곱으로 고달파진다는 것이죠. 그리고 양강도는 특히 가뭄을 많이 취약한 곳이 대부분이어서 주민들은 특별히 가물에 신경을 쓰기도 한답니다.
4. 가뭄현상이 한두 해 있는 것도 아닌데 북한 당국은 가뭄대책 마련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요?
북한 당국은 가뭄대책을 주민들에게 강조하고 그들을 동원시키고 있는데요, 얼마전 노동신문에서도 가물을 이겨내고 모내기를 80% 이상 끝냈다고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가뭄으로 올해 농사 걱정을 하고 있는데 북한 당국은 저들의 체제 선전용 성과를 만들어내기에 급급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가뭄 시기가 도래하게 되면 전체 주민들에게 가물막이 대책을 철저히 세울 것을 강조하는데요, 지난해 가물 때에도 북한은 주민들에게 황해도 물길 공사 등을 독려했는데요, 올해도 마찬가지로 물 확보에 대해 강조했거든요.
특히 물은 농업의 생명수라고 하면서 저수지들에 물을 빨리 채워놓고 양수설비들을 가동할 것을 지시했는데요, 그런 김정은의 지시를 관철하려고 해도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실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말입니다. 가물을 이겨내려고 주민들은 여름 한철 매일이다시피 동원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에게 가을에 수확한 쌀이나 옥수수 등은 공급되지 않고 있어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왜 안 그러겠어요? 저라도 정작 개인농사는 돌보지도 못하면서 협동농장의 논이나 밭들에 매일 동원되면 불만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일을 시키면 보수가 뒤따르면 주민들의 불만은 없을 것이나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보수를 준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는 부분이죠.
5. 주민들이 국가 일에만 동원되다보면 개인농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을 수확에 지장이 있으면 주민들의 생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합니다.
북한당국은 주민들에게 매일이다시피 동원에 불러내는데요, 주민들은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지요, 그런데 불만이 있다고 농촌동원에 빠지면 빠지는 만큼 돈을 내야 하는 불이익도 당하게 되기 때문에 대부분 참가하려고 한답니다. 다만 개인농사도 지어야 하는 만큼 단위별로 인원을 조정하여 휴식을 줘 주민들이 개인농사도 질 수 있게 하거든요. 당국의 무모한 동원령에 주민들은 나름대로 해법을 찾아 개인농사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게 대비하고 있답니다. 주로 동원은 여맹이나 인민반, 기업소 등 단위별로 하고 있는데 단위 책임자들도 가족이 있고 먹고 살아야 하니까 위 단위의 눈치를 봐가면서 시간을 주는거죠
그리고 장마당 장사를 전문해야 하는 일부 장사꾼들은 ‘경제자금’ 명목으로 돈을 내기도 하는데요, 그런 돈은 해당 단위의 주민들이 쉴 참에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 등을 사는데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제가 여맹생활을 할 때 주변에 꽈배기 장사꾼이 있었는데 이 여성은 매 동원 때마다 참가하지 못하는 대신 꽈배기와 완자 등을 보내왔었는데 주민들은 오히려 그렇게 돈이나 음식 등을 내고 동원에 불참하는 인원이 몇 명씩은 있어야 일하는 우리가 간식도 먹고 더운 때 까까오도 먹을 수 있다며 오히려 좋아하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성분이 그나마 괜찮은 주민들에게 해당되는 것이고 성분이 조금이라도 나쁜 주민들이 그런 행위를 한다면 정치적으로 평가되기도 한답니다. 제가 살던 동네에서는 농장에서 일하던 청년이 만날 전투 전투 하니까 힘들어 살겠냐라는 말을 했었는데 이 말이 씨가 돼 다른 조사가 들어가면서 평소에 불만을 보였던 것들이 드러나면서 결국에는 온 가족이 어딘가 모르게 실려갔거든요, 이런 이유로 북한 당국이 성분이 나쁘다고 분류한 대부분 주민들은 동원에 대부분 나간답니다.
6. 가물이 지속되다보니 올감자수확에서도 안 좋은 실적이 나올 것으로 보는데요, 주민들이 보릿고개 대처방법이 있을까요?
네, 가물이 심한 해에는 감자가 제대로 수확을 내기 어렵지요, 올감자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인데, 올감자 수확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도 감자가격이 하락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감자작황이 그리 기대할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이 대처해야 할 방법은 안타깝지만 별로 없는 것 같네요, 왜냐면 이미 농산물은 다 심은 상태이고 이제 남은 것은 가을 남새인데 남새라도 많이 심는 방법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외 장사활동을 더 활발히 하는 것으로 식량해결을 해야 하는데 농사가 잘 안되면 장사도 그리 활성화되지는 않잖아요? 이런 조건으로 가물이 들면 전반적으로 주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보릿고개 대처는 여기 남새를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대처해야 하지 않을까요?
7. 아, 그렇네요, 북한 주민들이 춘궁기가 없어지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같은 바람입니다. 오늘도 김매기와 풀거름 동원으로 지친 북한 주민들에게 생계 걱정만이라도 가셔졌으면 하는데 김정은 체제가 존재하는 한 북한 주민들의 생계걱정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말로 너무 잘 먹어서 비대증에 걸린 김정은이 주민들의 식량걱정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자신의 업적선전물 건설에만 치우치지 말고 주민들의 생계부터 책임져야 한다는 말과 함께 저의 국민통일방송을 들으시는 북한 주민들에게 통일의 날이 멀지 않았으니 힘내시라는 인사도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