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바마 `구두메시지’ 표현 이례적

북한 언론매체들이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그동안 외국 정상의 발언을 전달하면서 ‘구두메시지’란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외국 정상이 직접 썼거나 서명한 서한과 서류에 대해서는 ‘친서’라고, 외국정상의 언급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에 대해선 ‘구두친서’라고 표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라고 표현한 것은 구두친서보다 격이 낮은 것을 의미하며, 사실상 간접적인 의사 전달인 것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이 전달해주기를 바랐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식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을 간접 전달했기 때문에 북한이 ’구두메시지’라는 표현을 썼을 수 있다.

미국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이 개인 자격이며 억류된 미국 여기자들의 석방문제에 한정돼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을 직접 전달하는 형식을 취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깁스 미 백악관 대변인이 북한측의 ’구두메시지’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그러나 나중 보도에서 깁스 대변인의 이러한 직접적인 인용문을 사용하지 않고 “워싱턴은 그런 메시지가 전달된 게 없다고 말했다”고 다소 약화시켰다.

또 구두메시지의 의미는 북미간 전반적인 현안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보다는 안부 차원일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방북한 중국 고위관계자들로부터 3차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받았고 그 이전에도 후 주석의 구두친서를 여러차례 받았다.

김 위원장은 2000년 10월엔 방북한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았고 2007년에는 방북한 힐 차관보를 통해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았다고 북한 언론매체들은 보도했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