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바마행정부에 `기대’에서 ‘실망’으로

북한 당국이 새롭게 출범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가졌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난 2월 방북했던 미국의 민간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지적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북한의 정치와 경제 상황’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전미북한위원회 캐린 리 사무국장은 2월초 방북해 “만나 본 북한 지도부는 미국 정부가 지난해 두 가지 중요한 대북제재를 해제한 이후에도 관련 경제법규와 북한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면서 미국 정부에 명백한 실망감을 표출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일 전했다.

2월 하순 방북했던 폴 캐럴 플라우쉐어기금 프로그램국장은 이날 노틸러스 연구소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방북기에서 “북한측과 면담이나 논의한 결과 전반적인 느낌은 북한이 오바마 새 행정부가 과거 (부시) 행정부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캐럴 국장은 자신의 방북 시기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 시기와 겹쳤는데 “클린턴 장관의 순방이 성공적이라는 평이 많았지만, 북한측 관계자들은 (클린턴 장관의) 대북 발언에 불만스러워 했다”고 설명했다.

부시 말기의 대북 접근책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시사가 전혀 없다고 북한측은 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북단은 오바마 행정부에선 외교적 접근에서 실질적인 변화의 기회가 정말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다만 한반도 정책팀이 자리잡는 데 좀 시간이 걸릴 것임을 설득하려 했으나 북한측은 납득하지 못했다고 캐럴 국장은 덧붙였다.

그는 방북 당시 북한이 북핵 6자회담의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곧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 작업을 중단하거나 감속할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최근 실제로 그런 보도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지낸 수전 셔크 국제분쟁협력연구소장은 30일 워싱턴 토론회에서 2월초 방북 때 “미국 정부가 지난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고 적성국교역법을 종료했는데, 미국 기업들이 왜 북한에 ‘외국인 직접투자’를 더 하지 않느냐면서 북한 장성들과 관리들이 크게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조만간 미국 내에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활발한 투자와 교역관계를 발전시켜 미국과 북한간에 장기간 신뢰를 형성해 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1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변인이 답하는 형식으로 “미국의 새 행정부가 우리를 건드리는 심히 내정간섭적인 언행들을 연발한 데 이어 이제는 남조선 괴뢰호전 세력과 야합하여 무력으로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려고 하는 실정”이라며 “누가 무엇이라고 하여도 자기의 국방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의지를 더욱 굳게 가지게 된다”고 외무성 차원에선 처음으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공식화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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