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바마에 경수로·현금 요구할 것”

미북간 북핵검증 합의안 내용 중 미신고시설 접근 문제에 대한 해석에 양국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연내 6자회담 재개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과거 미국 행정부에서 비확산 담당 책임자를 지낸 바 있는 전직 고위 관리는 지난달 11일 미 국무부의 북핵검증 합의 발표문은 ‘상호 동의’ 아래 미신고 시설에 대한 접근을 허용한다고 돼 있지만, “북한이 실제론 이런 합의해준 일이 없다는 말을 부시 행정부 관리에게 직접 들었다”고 6일 RFA에서 밝혔다.

이 전직 관리는 “물론 북한이 미신고 시설에 대한 접근을 동의하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북한은 미국 측 주장대로 ‘상호 동의’를 해준 적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 문제가 현재 미국과 북한 간에 협상 쟁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북 검증 합의안의 핵심내용은 북한의 미신고 시설에 대해 ‘상호 동의(mutual consent)’아래 접근할 수 있다는 것과 핵시료를 채취하기 위해서 ‘과학적인 절차(scientific procedures)’를 이용한다고 것이었다.

방송은 이를 발표한 미 국무부 검증준수실행국 폴라 드서터(Paula DeSutter) 차관보는 “미신고 시설에 대한 접근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상호 동의’의 진위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드서터 차관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위해 일하기도 하는 미 공군기술응용센터를 활용해 북한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하겠다”고 밝혀 이 문제와 관련해 미북 간에 해석차가 존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직 고위관리는 정확한 핵검증에 필수적인 시료 채취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구체적으로 어떤 시료를 채취해서 어떤 식으로 분석할지 그 방법과 절차 문제를 놓고 북한과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힐 차관보가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검증 협상을 마친 뒤 양해 사항을 상호 ‘구두 합의(oral agreement)’로 정리했다고 듣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은 이와 같은 구두 합의로는 아무런 구속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합의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리는 성 김 미국 국무부 특사가 오는 7일 뉴욕에서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을 만나 검증 합의의 미진한 대목에 관해 협상을 벌이겠지만 “이견을 좁히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연내에 6자회담이 재개되기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힐 차관보가 (북한) 김계관 부상과 합의한 내용은 북한의 플루토늄 검증에 국한돼 있지만, 그것조차 허술하고 모호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오바마 차기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도 미국과 북한 간 핵협상에는 극적인 진전이 있긴 힘들다”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은 지금까지 해소되지 못한 쟁점을 포함해 북핵 현안을 놓고 오바마 차기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협상을 벌이면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북한은) 경수로는 물론 식량과 현금, 에너지 지원, 나아가 대사급 수교처럼 북한을 정치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비롯한 모든 요구 사항이 포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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