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재학교 폐지하고 실업계 학제 만든다

북한 내각 산하 교육위원회(前 교육성)는 교육제도 개편 후속 작업으로 고급중학교 3년(우리 고등학교 해당) 과정을 성적에 따라 초(超)·중등학원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남한의 실업계와 같은 교육과정을 새로 도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현 11년제 의무 교육을 12년제로 확대하는 교육제도 개편을 확정해 발표하면서 변경된 학제만 공개했다. 기존의 ‘유치원 1년→소학교 4년→중학교 6년’에서 ‘유치원 1년→소학교 5년→초급중학교 3년→고급중학교 3년’으로 바꾸는 내용의 법령을 의결했다. 


회령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교육위에서 하달된 교육제도 세부 지침을 보면 모든 학생들은 유치원과 소학교, 초급중학교까지는 같은 학제에서 같은 교육을 받지만, 고급중학교 과정은 초등과 중등학원 과정으로 분화돼 전혀 다른 교육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초등학원과 중등학원은 시험을 통해 성적순으로 배치를 하도록 했다”면서 “초등학원은 대학에 입학할 상위권 학생들이 입학하고, 중등학원은 기술이나 상업 교육을 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도 일반적으로 ‘초등’이라는 의미는 맨처음 등급을 의미하지만 한자 초(超)를 사용할 경우, 일반 등급을 뛰어 넘는 의미로 사용된다. 때문에 대학진학이 가능한 과정을 초등(超等)학원으로 명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급중학교 과정을 이분화하는 대신 간부 자녀와 영재들을 교육하던 제1 중학교 제도는 폐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교육 간부들은 이번 조치가 고급중학교 과정에서 국가에 필요한 기술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면서도 “중등학원 입학자는 대학에 갈 수 없다고 단정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출세를 하지 못하는 노동자를 양성하는 제도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중등 교육 과정에서 경쟁 요소를 적극 도입하고 획일적인 ‘사회주의 교육’ 내용에서 탈피해 기술 인력을 양성하려는 목표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의무교육 확대에 필요한 교원 확충과 처우 개선 방안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학제 차등 방안 도입이 북한 주민들의 경제 형편을 고려할 때 빈부 격차를 고착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주민들 사이에서 이번 개편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은 의무교육을 내세워 교육 기회를 동등하게 주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실상 북한 초중등학교에 재학해야 할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요구하는 각종 비용을 납부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는 실정이다. 교과서나 각종 교보재 또한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생활 형편에 따라 좌우되고, 이러한 성적이 향후 직업 선택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현재 북한은 출신성분에 따라 대학 진학과 군입대, 직업 선택에서 차별을 두고 있는데 여기에 가정 형편에 따른 차별이 추가된 셈이다.  


교사 출신 탈북자 임정택(가명) 씨는 “먹고 살기 힘든 상황에서 학교에 제대로 못 다닌 학생들은 결국 기술교육을 시키겠다는 의미”라며 “이전에도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 대학 진학이 어려웠지만, 이걸 제도로 막아 버리면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